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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ese(简体) Award-winning Review

人性交織

2021 Korean Literature Review Contest

by 張蕙羽 , on September 14, 2022

  • Chinese(简体)
  • Korean(한국어)


 TAIWAN


運轉


我們都活在歷史與政治之下,只是有沒有感受到而已。身為間諜的金成勳,在政治這台大型器械的轉動下,成為其中一枚小小的齒輪,被派往 1985 年的南韓,從那一刻開始作為金基榮活著。

初來乍到時,協助金基榮的戶政事務所臥底間諜,是個渾身疲憊的中年人,一如現在的金基榮。這些間諜活得不像個間諜,看起來就只是個再普通不過的 人,既倦怠又虛無的活著,在資本主義的虛無中把自己消磨殆盡,成為那種金基榮曾經覺得「啊,我可不想像他一樣活著」的那種人。作者善用這種對比, 在作品中加入許多對比或呼應,造就互相嘲弄的諷刺感。


相較起因為間諜身份而深刻感受到政治在自己身上發生,最終發現自己在大局中如此渺小無知,卻又被操縱擺佈的金基榮,他的妻子張瑪麗似乎並沒有這樣的自覺,卻也逃不過那些已經發生過的與正在發生的。

張瑪麗對於現況肯定不甚滿意,她也曾試圖想過,自己的人生是在哪裡開始

「出錯」的,最後她總會把那些不甚滿意,歸因於母親的憂鬱症。在他人眼中的張瑪麗其實是讓人欣羨的,然而她對於曾經優異無比的自己,至今卻過著普通的人生而從未放大異彩,覺得羞愧不已,她找著許多理由,試圖找出改變她順遂人生軌跡的惡意。

最後她彷彿找到了,這個最大的惡意,改變她、讓她不再自信的理由是她的伴侶——金基榮,她從未被他真的信任,也無從真的了解他,因為他是個間諜, 而她在這天之前一無所知。當她把金基榮定義為對她的束縛,並決定拋去這個束縛的存在,她彷彿就能重新找回自信,但也只是彷彿而已。


在政治與歷史的洪流之中,其實他們都渺小無比。金基榮努力將他的特務影藏在平凡生活之下,張瑪麗對於光鮮外表下的平庸焦慮無比,他們因為對主體思想的認同而走在一起,卻始終沒弄明白,身而為人的他們,是否真的能夠決定自己的命運。

基榮的父親曾經問他:「主體思想是什麼?」,如果正確答案是「人類是具創造性、意識、自主性的存在,自己的命運自己決定的革名思想」,那麼為什麼在自然環境下,人有時卻又這麼脆弱。

所以,人真的這麼偉大到可以決定自己的命運嗎?

賢美認為人類可以很清楚的判斷善惡。賢美的老師蘇智則覺得,在這點上她很像她的母親張瑪麗,她們都相信只要每個人憑良心生活,世界就會是烏托邦, 且這件事不難。但應該說,無論是瑪麗、蘇智亦或者賢美,都是曾經那麼想。她們都在有如無意識之下,走向了那條連自己都訝異的路。


賢美為了避免謠言,將男孩的生日邀請「栽贓」到最好的朋友身上時,她對自己順口的謊言感到愧疚,但一切卻又那麼順理成章。那是她曾經想要好好保護的朋友,是遭受過裸照流出被霸凌的朋友,有著容易被攻擊的名聲及不自信的狀態,但在那個瞬間,賢美彷彿沒有選擇一般,無中生有了這樣的故事,像是要掩飾什麼一般。

她對著自己生氣的同時,表現的方式反而是對著朋友生氣,與朋友不歡而散

後,她走向男孩家的公寓,受「那條神經」的控制,「那條神經既不接受理性的控制,與肉體的慾望也沒有關係,但她的身體和心靈卻受那條來歷不明的自律神經控制,彷彿外星人入侵,掌握了她的精神,讓她去做邪惡的事情一樣。」


作者在描述角色走向不可控時,常使用感情與性的經驗描述。瑪麗答應與年輕戀人三人行上旅館時,也看著著一切失控,卻如旁觀者一般無力阻止;蘇智在象徵著公權力的警察臉上小便時,覺得自己窺視了世界運轉的秘密;朴哲秀則在執行任務時,衝進無人旅館,搶走慾望對象的性愛錄影帶。

這些角色在走向失控時,各自有著不同的解讀,甚至這些失控都帶有他們各自的性格。共同的是,面對這些脫序,抑或是偏離價值觀的選擇時,人類的思維都有辦法自己進行調適,那是事情是曾經的自己所無法想像的。

「如果你沒有按照自己所思考的去生活,那最後就會依照你所生活的去思考」, 那些明明憂心無比卻不曾正視,甚至逃避至今的內心焦慮,其實支配著我們, 最終,將導致我們真正走向最焦慮的情況。瑪麗擔心自己平庸老去、蘇智擔心自己屈服於權力與金錢、基榮擔心自己的間諜身份曝光,他們終在某一天被自己最焦慮的事情緩緩吞沒,甚至面臨爆炸,卻又在事後繼續努力活著,生活彷彿可以沒有任何改變。

有時候個體的焦慮,其實並非真的如此私人,反而在那個時代下,有著驚人的代表性。作者將這些時代下的共性,呈現於書中人物的對比,但這些對比,又因為不只發生在南韓社會,而顯得更加複雜。
作者在這個為期二十四小時的故事中一層層鋪墊,將時間軸推回二十年前學運思潮風起雲湧的南韓社會,甚至透過對父母輩、祖輩的回憶,再更往前推了 些;另一方面,又透過基榮與瑪麗的女兒,將視角轉向更為年輕的一代。這一些生命經驗展現各個時間切面下,人們在此時代所面臨的選擇與無可選擇。 同樣都生長在南韓的蘇智與瑪麗,在父輩上有著強烈的對比與共性。蘇智的父親是國稅廳公務員,家裡隨處可見高級洋酒,藏著成捆的美金,對漸漸長大的蘇智來說,父親是道德敗壞的象徵;瑪麗的父親是酒類批發商,努力不跟國家打交道的他,總是在女兒面前用各種理由說明自己的逃漏稅,他註冊了幾個公司將收入分散,並定期拜訪國稅局職員,對瑪麗而言,父親的理由根本沒有邏輯可言,那只是他逃漏稅的藉口而已。
這兩個男人從完全對立的方向,立體地形塑出當時上層社會貪污腐敗的運作模
式,暗示時代的潛規則,並也透過女兒的想法,表達出下一代的觀點。
朴哲秀父輩與蘇智、瑪麗父輩所對比出的形象,又讓整個時代更加豐滿。朴哲秀的父親是個喜劇演員,他在外能言善道,在家卻沈默寡言,這個小人物努力地靠自己生存,卻不擅對家人表達。反倒是祖母與祖父的相處讓朴哲秀對愛有一些其他的見解。
相較起父親對孩子展現的話語權與影響力,母親形象是失聲的、無法溝通的。對蘇智來說,母親被影藏在父親的形象背後,被稱為父母;對瑪麗來說,為憂鬱症所苦的母親讓她壓抑至極,甚至被她追溯為自己不順遂的原因。
在初閱讀這部作品時,我曾覺得作者對於母輩女性的描述,讓人感到不適。金基榮母親的發瘋、瑪麗母親的憂鬱症,甚至是朴哲秀祖母的智能障礙,這些女性多有著精神疾病,彷彿暗示著女性心理脆弱。然而深思之下,經過對比與想像,這些女性形象的塑造,正代表著那個時代女性正遭受的情況:備受壓抑、憂鬱、失聲。甚至,這個共性跨越了邊界,在南韓與北韓同時發生著。

金基榮觀看著這些共性時,也同時被異質性所影響著,他在北韓的時間已經睡著了,留下南韓的時間在走,身處在此的他其實也感受不到時間流逝。當那條命令敲醒他,並任他徒然掙扎時,金基榮才發現原來北韓的那個自己已經醒不過來了,卻也直到活在北韓時間裡的他被光之帝國射殺了,金基榮才正視此刻的自己,從旁觀者轉為當事者,回到他身處的時間點。
時間能敲醒人,卻也能讓人健忘。洪流裡的人們載浮載沉,被自己的焦慮所牽引,再被自己的適應力驚嚇,金基榮的一天濃縮著許多人的掙扎,也容納了幾個時代的縮影。


 대만


운행


 우리는 모두 역사와 정치에 결부되어 살아가고 있지만 그걸 자각하는 일은 드물다. 정치라는 거대 한 기계장치에서 작은 톱니바퀴 하나쯤 되는 김성훈은 1985년에 고정간첩으로서 남한에 파견되어 김기영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다.

 시간이 흘러 김기영은 처음 남한에서 본 신분 등록 수속을 도와준 동사무소의 간첩처럼 피로에 찌 든 중년이 되었다. 동사무소의 고정간첩인 그는 혁명적 열정을 갖고 임무를 수행하는 스파이보다 지 극히 평범하며, 자본주의의 허무 속에서 자신을 다 소모하고 피로와 권태에 찌든 볼품없는 중년 남 성이었다. 막 130 연락소를 떠나왔던 젊은 김기영은 그를 보고 ‘아, 저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라고 본능적으로 경계감을 느꼈다. 하지만 어느새 현재의 김기영은 그 중년의 간첩에 가까운 모습이 되었 다. 작가는 이처럼 독자에게 아이러니를 느끼게 하는 대조적 장면들을 다수 등장시킨다.

 정치와 국제 정세라는 거대한 판 위에서, 김기영은 자신이 모래알 하나만큼 작고, 무지하고, 흐름 에 쓸려 다니는 사소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김기영의 아내 장마리는 이에 대해 자각하지 못 한다. 그렇다 해도 아무도 그 판 위에서 벗어나거나 자유로울 수도 없다.

 장마리는 자신의 처지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다. 그녀는 종종 어디서부터 자신의 인생이 잘못되었 는지 곱씹곤 했다. 그렇게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언제나 중증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에게로 생각이 미쳤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보면 장마리는 부족할 거 하나 없는 삶을 사는 부러움의 대상 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어디서든 빛나지 못한 채 평범하게 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원래 빛 나는 인생을 살았어야 하는 자신이 왜 이런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사는 걸까? 장마리는 누군가의 집요한 악의가, 어떤 변곡점이 원래는 찬란했을 자신의 인생 궤적을 지독히 평범하게 바꾼 것이 틀 림없다고 결론 내린다.

 작품의 끝에서, 그녀는 그 변곡점이 무엇인지 지목한다. 그녀를 변화시키고, 그녀의 자존감을 빼앗 은, 그녀의 인생을 뒤틀어버린 그 집요한 악의는 바로 배우자 김기영이었다. 김기영은 장마리를 한 번도 진정으로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어떤 노력을 해도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를 이해하고 자 했던 모든 노력은 무용지물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간첩이었기 때문이다. 장마리는 김기영이 자 신이 간첩이라 고백하는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 모든 것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장마리는 제 앞에 서 고백하는 김기영에게, 당신은 단지 나를 속박하던 존재일 뿐이며, 그 속박을 던져버리고 싶다고, 그냥 북으로 떠나버리라고 매정하게 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힘이 솟는 것 같다고 느낀다. 그러나 단지 느낌만 그러했다.

 정치와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그들 모두는 아주 작은 모래알이다. 김기영은 그의 특별임무를 지극히 평범한 생활 속에 숨기고 살아왔다. 장마리는 삶을 화려하게 꾸몄지만 제 평범함에 안절부 절못하며 살아왔다. 그 둘은 운동권 동아리에서 주체사상에 대한 공감이라는 연결고리로 만나 함 께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그 둘은 주체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며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 인지는 알지 못했다.

기영의 아버지는 기영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주체사상이 뭐라고 생각하나?” 만일 그 질문 의 답이, 기영이 학교에서 배웠던 대로 답한 것처럼 “인간은 창조성, 의식성, 자주성을 지닌 존재로 서 자기 운명은 자기가 결정한다는 혁명 사상입니다.”가 맞다면 왜 자연환경 속의 인간은 이렇게 약 한 존재로 살아가는 걸까?

또 그런 인간이 정말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정도로 위대할까?


일탈
 현미의 국어 선생인 소지는 현미를 보며 젊은 시절의 장마리를 떠올린다. 현미는 세상이 선과 악으 로 이분되어 있고, 인간은 그것을 분명히 판단할 수 있으며, 따라서 모두가 양심에 따라 살아가기만 한다면 세상이 곧 유토피아가 될 거라 믿었던 장마리의 어린 시절과 무척 닮았다. 사실 소지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모두 의식하지 못한 채, 그 시절에서, 그런 생각에서 멀어졌다.
현미는 추잡한 헛소문을 피하려고 남자아이에게 생일 초대를 받은 것을 자신이 아니라 친구 아영 이라고 둘러댄다. 일말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거짓말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아영은 현미가 보호해 야 하는 약자였다. 남자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며 가슴을 노출했던 것이 학교에 퍼져 따돌림을 당하 고 있던 아영과 친하게 지내주는 사람은 현미뿐이었다. 그런 아영이 소문에 취약한 입장일 뿐만 아 니라 무척 움츠러들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현미는 불가항력이 자신을 이끌 듯 없는 이야기를 꾸며 내어 아영에게 소문을 전가하고 만다.
현미는 그런 짓을 한 자신에게 화가 나서, 오히려 아영에게 벌컥 화를 내고 만다. 아영이 울면서 떠 나고, 현미는 그런 아영을 따라가지 않는다. 현미는 곧이어 남자아이에게 문자를 받고 ‘그 신경’이 조종하는 대로 그의 집으로 향한다. “그 신경은 이성의 통제도 받지 않고, 육체적 욕망과도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과 마음은 그 정체 모를 자율신경의 통제를 따르고 있었다. 마치 외계인이 정신을 장악하고선 사악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가는 캐릭터가 통제불능으로 치닫는 것을 묘사할 때, 항상 감정적 묘사와 함께 성적 묘사를 사용 한다. 장마리는 젊은 애인과 그 애인이 부른 다른 남자와 함께 무인 모텔에 가는 동안 자신이 통제불 능 속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정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지만, 또한 동시에 자신이 방관자인 것 마냥 이 일을 저지할 수 없다고 느낀다. 소지는 공권력의 상징인 고위 경찰 관료의 얼굴에 오줌을 내갈겼을 때, 세상이 굴러가는 비밀을 엿보기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박철수는 감시하는 업 무 중 무인 모텔에 쳐들어가 장마리의 정사 장면이 찍혔을 불법 촬영물을 챙긴다.
자신이 통제불능으로 치달을 때, 각자 자신만의 해석을 한다. 그들의 통제불능은 각자 모두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이런 무질서에 직면한, 혹은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한 인간 모두 그 이전의 자신이라면 상상하지 못했을 사고방식으로 변하여 그 선택을 정당화 하는 것이다.“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걱정의 근원을 직시하지 않고 다만 끝없이 도피하면 마음속의 초조함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 그 초조함은 예상치 못한 순간 에 가장 두려워하던 것 앞으로 속절없이 우리를 끌고 간다. 마리는 자신이 평범하게 늙는 것을 초조 해했고, 소지는 자신이 권력과 금전에 대한 굴복을 가장 끔찍하게 생각했으며, 기영은 간첩 신분이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 날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던 일을 직면하게 된다. 그 러나 그 사건이 터진 후에도 그들의 삶은 어떠한 변화도 없이 그냥 그렇게 계속 된다.

시대와 개인의 초조
 개인의 초조함은 그 개인만의 고유한 것이라기보다는 시대가 그에게 부여한 것일 때가 많다. 작 가는 시대적 공통성을 작중 인물에게 부여하여 인물의 대비와 시대의 대비가 두드러지도록 묘사했 다. 이러한 시대적 대조는 한국에서만 유독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다. 작품 내에서의 시간은 딱 하루, 2005년의 어느 날이지만 시간은 추억을 회상하며 20년 전 학생운동이 한창인 한국 사회로 돌아가 고, 거기서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 부모 세대, 그리고 조부모 세대의 추억도 언급된다. 다른 한편으 로는 기영과 마리의 딸 현미를 통해서 젊은 세대의 현재 또한 다루어진다. 단 하루 안에도 여러 시대 가 층층이 포개져 있다. 각기 다른 삶이 시간의 단면에서 드러나고, 각자 다른 선택 앞에 서서 선택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소지와 마리는 둘 다 자신의 부모와 강하게 대비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지의 아버지는 집안엔 고급 양주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냉동 실의 냉동 갈비 아래엔 비닐에 싸인 달러 뭉치를 숨겨놓는 세무 공무원이다. 소지는 자라나면서 자 신의 아버지를 사회악의 화신이자 부패한 독재정권 그 자체로 인식한다. 마리의 아버지는 국가는 산 적이라고 여기며 만나지 않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인생 철학으로 삼는 주류도매상이다. 일 년에 몇 억씩 벌 때도 많았지만 언제나 간이과세 사업자였고, 여러 개의 업소를 등록해 수입을 분산시키며 탈세를 했다. 이를 도와주는 세무서 직원들에겐 명절마다 인사를 잊지 않았다. 마리가 보기엔 그의 산적론은 논리도 근거도 중요하지 않은, 단지 세금을 내지 않을 핑계였다.
이 두 남자는 완전히 반대인 입장이지만, 그 당시 뇌물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부패한 사회의 암묵적 인 규칙을 체화하고, 또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다. 이 둘이 그 세대를 대표한 다면 둘의 딸들은 그다음 세대의 관점을 대표한다. 박철수의 부모 세대는 또 소지와 마리의 부모 세 대와는 대조적인 이미지인데, 그의 이야기를 통해 전체 시대가 더 풍성하게 묘사된다. 박철수의 아버지는 코미디언으로, 밖에서는 재치가 넘치는 수다쟁이였지만 집에서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사 람이었다. 그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지만, 가족에게는 무뚝뚝한 인물로 그려진다. 오히려 박철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저만의 견해를 지니게 된다.
작중 아버지들이 지니는 발언권이나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비하면 어머니들의 이미지는 희미 하거나 완전한 소통 불가의 존재로 그려진다. 소지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미지 뒤에 가려져 거의 묘사되지 않는다. 중증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는 마리의 어머니는 마리에게는 벗어나 고 싶기만 한 거대한 그늘 그 자체였다. 심지어 마리는 자신의 인생이 찬란하게 피지 못한 이유가 어 머니의 우울증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처음에 읽었을 때, 나는 작가가 묘사하는 어머니 세대의 여성을 그리는 모습이 불편했 다. 김기영의 어머니는 미쳐있고, 마리의 어머니는 중증 우울증이고, 박철수의 할머니는 지적장애 가 있다. 그런 묘사는 마치 여성이란 정신이 나약하여 정신질환에 곧잘 걸리는 존재라 암시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이런 여성의 이미지는 사실 그 시대의 여성이 겪는 삶을 고통으로 대표하는 것이었다. 억압받는 여성들, 우울하고 목소리를 내는 법도 잊은 그런 여성들은 분단된 경 계를 넘어 남북한 동시에 존재했다.
김기영은 남북한의 공통성을 느끼고, 또한 이질성에 영향 받는다. 북한 사람으로 보낸 시간은 과 거 속에 깊이 잠들었다. 그러나 남한 사람으로 보낸 시간 또한 그의 것이 아니었다. 김기영은 시간 이 흐르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옮겨다 심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남의 껍데기를 빌어서 남의 삶을 사는 여행자였다. 그러나 귀환 명령이 그를 깨웠을 때, 비로소 김기영은 북한 사람으로서의 자신은 깨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북한 사람으로서의 그 가 빛의 제국에 의해 사살되고 나서야 비로소 김기영은 방관자에서 당사자로 돌아와 자신의 운명을 직시하고, 또 긍정하게 된다.
 시간은 사람을 일깨우기도 하지만 잊게 하기도 한다. 거대한 파도가 치면 사람들은 그에 휩쓸려 빠 졌다 떠올랐다 한다. 김기영은 그 하루 동안 자신의 초조함에 이끌리기도, 또 자신의 적응력에 놀라 기도 한다. 또한, 그날 하루에는 다른 많은 사람의 발버둥이, 몇 세대의 삶이 켜켜이 압축 되어 있다.


Keyword : 光之帝國,金英夏,Kim Young-ha,2021 Korean Literature Review Contest

Book's Info
光之帝國
  • 光之帝國
  • Author : 金英夏
  • Co-Author :
  • Translator : 盧鴻金
  • Publisher : 漫遊者文化
  • Published Year : 2019
  • Country : TAIWAN
  • Original Title : 빛의 제국
  • Original Language : Korean(한국어)
  • ISBN : 9789864893201
Author's Info
[WriterVO : { rowPerPage : 0, start : 0, end : 0, searchTarget : null, searchKeyword : null, filter : []}]
Kim youngha
Original Work's info
빛의 제국
  • 빛의 제국
  • Author : Kim Young-ha
  • Co-Author :
  • Publisher : 문학동네
  • Published Year : 0
  • Country : 국가 > SOUTH KOREA
  • Original Language : Korean(한국어)
  • ISBN : 89546019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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