闇影隨行的重生之光
2021 Korean Literature Review Contest
by 龎涵穎 , on September 14, 2022
- Chinese(简体)
- Korean(한국어)
TAIWAN
主角金基榮 41 歲,21 歲以前在北韓生活,21 歲以後潛入南韓當間諜,41 年的 歲月被截然不同的國度硬生生對切成兩半,但是這兩半並不平均,對金基榮來說, 在南韓的這一半,質量更重一些,然而他有些核心的心魂仍繫於縹緲的北邊故鄉, 無法控制地任其飄飄盪盪……突然有一天他收到北韓將他召回的隱令,他只有一天的時間來斬斷南韓的一切,然後回歸,他從未想過會有這麼一天,於是他開始一邊核實召回令的真偽,一邊檢視 41 年來的點點滴滴,讀者也跟著他在 24 小時內,超速卻廣角地探入他及周邊各個角色的「人生縮影」。
一、虛與實 — 假作真時真亦假
虛假與真實的界線在那裡呢?金基榮以虛擬的身份,用盡全力融入真實的生活, 他不僅為自己編導,也為各個情報員同志賦予新的人生故事,他像是劇團雇用專屬的劇作家,不斷地創造各種不同的角色,拼命與現實的舞台接軌。他小心翼翼
生活了 21 年,以為自己成功了,也認定會就此劇終,沒料到他的身分早已被識
破,就像電影《楚門的世界》,他以為他過得是真實的生活,沒想到他身邊充滿監控他的人,且一路陪著他演戲過著似假似真的生活。世界不僅是不同權力相互碰撞的地方,更是交換演技之所在,每個人的演技因此愈磨愈精湛,最終模糊了虛假與真實的界線。
英國歷史學家卡萊爾曾說:「所謂的偉大,就是成就自己的獨特性。」超越時代的限制,勇敢、孤獨地追求自我,將沉重無趣的生活,化為輕盈靈動……現代的人喜歡展現存在感,到每個地方都愛拍照打卡,紀錄的同時也強調自己的獨特性。金基榮的妻子瑪麗因內心空虛又懼怕青春已逝,如走鋼索般地顛向不倫的愛情, 忘年的畸戀,讓她短暫尋回存在價值,但也同時讓她產生抗拒,兩者拉扯之下,
為了緊握住那稍縱即逝的優越感,她的情緒與行為逐漸失序脫軌;金基榮早熟聰穎的女兒賢美,人前努力地維持風雲學生的形象,私下不斷地追尋人生的意義, 在好友與喜歡的男同學之間擺盪、舉棋不定,當遇到衝突時,她便隨即犧牲友情, 甚至忽視她喜歡的人事物,但同時又感到愧疚,和母親瑪麗一樣充滿了矛盾。金基榮則跟她們完全不同,他用盡全力抹去自我,雖然別人能看到他,但不會留下任何印象;他去除魅力,成為乏味之人;他常保謙虛,不與人爭辯……他的內心結了一層厚繭,隔絕了自我和外面的世界,徹底的封閉之後,他的存在感漸漸模糊消蝕,周邊的人經常遺忘了他的存在,但他也因此成為人們眼中「真實的金基榮」。
二、生與死 — 必生即死,必死即生
金基榮女兒賢美曾對她喜歡的男孩說:「我覺得世界上用眼睛看不到的東西,比能看到的東西更多。……比起看得見的,看不見的更重要。」這些話真是畫龍點睛,為金基榮及其他人的多面人生下了精闢的註解。那些深藏看不見的東西,往
往是影響人生的重要關鍵,很多人早已不自覺地隱於被習慣打磨成的防衛面罩內生活,如男生下圍棋和女人化妝的時候,可以像機器人那樣不帶感情、無波無紋的進行,然而為了不讓隱匿的內在被發現必須更進一步,必須像雙面人似的具有自然人格分裂的絕佳演技,賢美的好友雅英也擁有雙面性格,賢美始終無法相信像雅英這麼害羞內向的孩子,怎麼會這麼大膽地對著鏡頭展露自己的胸部?感覺就像猛然偷窺到黑暗而陰險的人生背面。這讓賢美也開始懼怕:我的身體裡會不
會也存在著我不知道的東西,就像異形一樣隱藏著,等待時機出現。當角色無法切換時,深埋於內心的真實就會蠢蠢欲動,開始產生倦怠與虛無的黑暗面。倦怠與虛無正是這個社會的特質……資本主義的倦怠,是有重量和質量的。那就像壓榨、窒息生命的毒氣,即便只是單純地存在於身邊,也會令人心生畏懼,雖然資
本主義帶給金基榮許多負面的感受,但他仍想在這個被他不斷否定的國度安身立命。是否能夠不離開不想離開的事物?是否也能夠不逃離想要逃離的事物?金基
榮領悟到雖然無法隨心所欲地活,但也要為了活下去,瘋狂地拼命地活著。
有人活著沒有得到任何關注,因為消失了,反而獲取了所有人的情感,有人雖生猶死,有人雖死猶生;有人拼命地想活下去,卻也有人拼命地想結束生命。金基榮與瑪麗的母親都在他們年少時因憂鬱而自縊,毅然決然終結人生,這在金基榮與瑪麗的心裡埋下悲傷的種子,還好他們懷著「悲傷要比失望來得好,既使悲傷也不能失去希望」的自悟,即使挹鬱發了芽但卻沒讓絕望生根,他們想方設法活在當下。金基榮因此必須殺死同為情報員的昔日摯友,換取自己活下去的機會, 而被他用手槍轟掉的摯友人頭,在另一個共犯同志的夢境中幻化成滾動的保齡球, 已經失去生氣的頭顱竟轉變成充滿活力的保齡球,生與死之間顯得格外衝擊與諷刺啊!
三、明與暗 — 凈從穢生,明從暗出
金基榮的秘密女友蘇智對他說:「我相信眼前會展現悲劇、戲劇化的人生……」
意外道中基榮的秘密人生,回歸的時間不停地縮短,倒數的未來不可預測,但是是否能夠抱持著期待?金基榮在回歸與不回歸之間猶豫不絕,不具信仰的他,甚至為此去算命,吉與凶的運勢在他眼前纏纏繞繞,他還是理不出頭緒。金基榮原本一直以為自己身在暗處,偽裝已深入骨髓,卻沒想到早已置身於明亮的舞台上, 一直被人注視著。一天 24 小時短暫的時光中,偽裝的厚甲一層一層脫落,成功演繹的自信感也逐漸消瘦。金基榮以為自己最後還有選擇的機會,但選擇權其實一直掌握在權力者的手中,當一切黑暗都攤在光明之下時,企望金基榮能有再次重生的機會,不要再陷入如此苦屈的人生。
沼田真佑《影裏》曾道:「人生啊,就是不斷充滿著光影對峙,分割不開的矛盾。」
《光之帝國》中光影對峙的人生戲碼緊湊且紛至沓來,深陷其中會有如置身於潛水艇中的窒悶難耐,忽暗忽明、緩不過氣,只能趕緊升上水面回到現實面:
新冠病毒於 2019 年無預警的肆虐全球,讓人們的生活受限,許多早已習慣的事物被迫改變。如果仍有隱身於南韓的北韓間諜,他們的生活應該也會被逼著改變, 他們也許會因戴上口罩,擋掉人們透視的眼光而變得比較輕鬆;他們也許會因窩居在家無可避免的時刻面對家人而感到無所遁形。褪去間諜的外殼,間諜就是個凡人,病毒變成你我他的共同敵人,面對病毒時,間諜需要可以「透氣的出口」, 我們一般人也同樣需要。在意想不到的衝擊之下,讓我在閱讀《光之帝國》這本書時,對於金基榮及其身邊人們所深陷黑暗的苦悶感,相對減輕許多,因為平凡
的讀者如我也因為病毒,陷入生活的泥淖,不得不去面對生活的黑暗面,如同亨
利〃大衛〃梭羅所言:「……所有人都在拚命活著。」人生的悲苦逐漸變得抽象,
許多逆境因此變得雲淡風輕,大家唯有先想著如何避開病毒,積極地活下去,才是當務之及。
佛學有句名言:「心生則種種法生,心滅則種種法滅。」一切唯心而生,我們的信念會改變外在的世界,同時也會改變自我。我們無法預料病毒將如何改變這個世界,只能以信念照亮闃黑,堅信疫情總有逆轉的一天,闇黑苦悶的一切終將散
去,就像馬格利特和卡拉瓦喬的畫作一樣,即使在黑暗中也能掙發出微弱卻耀眼的光芒。
대만
41세 주인공 김기영은 북한에서 살다가 스물한 살부터 남한에서 간첩으로 숨어 산다. 그의 41년 세월은 완전히 다른 체제에서의 삶으로 둘로 가를 수 있는데, 그렇다고 균등하게 나누어진 것은 아 니다. 김기영은 남한에서 보낸 절반의 삶은 훨씬 무거운 무언가를 짊어지고, 여전히 영혼의 뿌리 일 부가 북한의 고향에 매여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표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 자기 북한에서 하루 동안 남한의 생활을 모두 청산하고 돌아오라는 비밀 명령이 내려온다. 그는 이 런 날이 오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귀환 명령의 진위를 파악하는 한편, 지난 41년의 세 월을 하나하나 되짚어보게 된다. 독자들은 그의 하루 행적을 따라가며 그와 주변 인물들의 ‘인생 요 약본’을 빠르고 광범위하게 탐색하게 된다.
허와 실: 진짜인 척해봐야 결국은 가짜일 뿐
거짓과 진실의 경계는 무엇일까? 김기영은 가짜 신분으로 진짜 삶에 녹아들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 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각색 및 연출하는 것은 물론, 다른 정보원의 새로운 인생 스토리까지 만들 어주면서 마치 극단의 전속 작가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끊임없이 창조하며 현실 무대를 향해 필사적으로 다가가려 했다. 21년을 그렇게 조심스럽게 살며 결국 성공하여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 했을 때, 뜻밖에도 그의 신분이 발각된다. 영화 『트루먼 쇼』에서 트루먼이 진짜라고 믿었던 삶이 사 실은 그를 모니터하는 사람들과 그에게 맞춰 진짜 같은 삶을 연기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세상은 힘과 힘이 부딪치는 동시에 연기와 연기가 교환되는 곳이다. 그 덕분에 개개인의 연 기는 갈수록 정교해지고 마지막에는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영국의 역사학자 칼라일은 “위대함이란 자신의 개성을 완성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대의 제 약을 넘어 용감하고 고독하게 자아를 추구하며, 무겁고 무료한 삶을 가볍고 탄력적으로 바꾸는 것도 이와 같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현대인은 어디에 가든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며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한다. 김기영의 아내 마리는 내적 공허함과 젊음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불륜에 빠진다. 그녀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젊은이와의 기형적 사랑에서 잠깐이나마 존재 가치를 회복하지만, 그와 동시에 거부감도 느낀다. 그 둘 사이에서 눈 깜짝할 사이 에 사라지는 우월감을 붙잡느라 그녀의 감정과 행동은 갈수록 정상 궤도를 벗어난다. 김기영의 조숙 하고 똑똑한 딸 현미는 겉으로는 풍운아 같은 이미지를 보이려 노력하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인생 의 의미를 찾고자 애쓴다. 친한 친구와 좋아하는 남학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마음을 정하지 못하 던 현미는 갈등이 생기자 주저 없이 우정을 버리고,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무시한다. 그러 면서 동시에 죄책감을 느끼는 성격이 어머니 마리처럼 무척 모순적이다. 반면 김기영은 그들과 달리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을 지운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인상은 남기지 않는 사람, 매력을 없앤 따분한 사람이 된다. 언제나 공손하고 절대로 논쟁에 휘말리지 않는다. 마음 깊은 곳에 두꺼운 벽을 쌓고 자 아를 외부세계와 차단한 뒤 완전히 봉쇄하여 존재감을 스스로 희미하게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늘 그의 존재를 잊어버리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 그는 독자에게 ‘진짜 김기영’의 모습을 드러낸다.
생과 사: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사는 법
김기영의 딸 현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난 말이야,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보이 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해.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거, 그런 게 더 중요한 거 아닐까?”라고 말한다. 이런 구절은 김기영을 비롯한 사람들의 다면적 인생을 드러내는 화룡점정 같은 말이다. 눈 에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지만 때로는 삶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가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는 습관으로 만들어진 방어기제 속에 숨어 살아간다. 가령 남학생이 바둑을 둘 때나 여자가 화 장할 때는 사이보그처럼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숨겨진 내면을 들키지 않으 려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태생적으로 인격이 분열된 야누스처럼 절묘하게 연기를 해야 한다. 현미 의 친구인 아영도 이중성을 드러내는데, 현미는 수줍음 많은 내성적인 아영이 카메라 앞에서 대담하 게 가슴을 노출했다는 걸 믿지 못하고, 얼핏 누군가의 인생의 어둡고 음험한 뒷면을 훔쳐본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서 현미는 자신 안에도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외계인처럼 숨어서 때를 기다리고 있 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한편, 캐릭터를 바꿀 수 없을 때는 가슴 깊숙이 묻혀 있던 진 실이 꿈틀대고, 권태와 허무와 같은 어두운 면이 고개를 든다. 권태와 허무야말로 이 사회의 특질이 었다. 자본주의적 권태에는 무게와 질량이 있었다. 그것은 삶을 짓누르고 질식시키는 유독 가스처 럼 생겼다. 단순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생겼다. 자본주의가 부정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 아도 김기영은 자신이 끊임없이 부정해온 이 나라에서 계속 살아가고 싶어 한다. 떠나기 싫은 것들 에게서 떠날 수 없는 게 아닐까? 달아나고 싶은 것들에게서 달아날 수 없는 게 아닐까? 김기영은 마 음대로 할 수는 없어도 살아가야 함을, 필사적으로 살아야 함을 깨닫는다.
어떤 사람은 살아서는 어떠한 주목도 받지 못하다가 사라짐으로써 모두의 감정을 장악한다. 어떤 사람은 살아 있는데 죽은 것 같고, 어떤 사람은 죽었지만 살아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필사적으 로 살고 싶고, 또 어떤 사람은 필사적으로 인생을 끝내고 싶다. 김기영과 마리의 어머니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살로써 인생을 결연히 끝낸다. 이는 김기영과 마리의 마음속 슬픔 의 씨앗으로 심겨 있지만, 다행히 그들은 ‘슬퍼하는 게 실망하는 것보다 낫다. 아무리 슬퍼도 희망을 잃을 수는 없다.’라는 깨달음을 통해, 우울함이 고개를 들어도 절망에 휩쓸리지 않고 어떻게든 현재 를 살아나간다. 김기영이 정보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옛 친구를 죽여 자신의 생존 기회를 얻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편 그의 손에 죽은 친구의 머리통은 다른 공범 동지의 꿈속에서 굴러가는 볼링공으 로 나타난다. 생기를 잃은 머리통이 갑자기 활력 넘치는 볼링공으로 바뀌다니, 삶과 죽음 사이에는 얼마나 큰 충격과 아이러니가 존재하는가!
명과 암: 깨끗함은 더러움에서 생기고 밝음은 어둠에서 나온다.
김기영의 비밀 여자친구 소지는 “난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인생이 내 눈 앞에 펼쳐질 거라고 믿었어….”라고 말한다. 뜻하지 않게 인생의 비밀을 털어놓은 기영은 돌아갈 시간의 카운트다운에 들 어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래도 기대를 품을 수 있지 않을까? 돌아갈지 말지를 망설이던 김 기영은 믿지도 않는 점을 보러 갔다가 어지럽게 펼쳐지는 길흉의 운세 앞에서 어떠한 실마리도 얻 지 못한 채 그냥 나왔다. 그는 어둠 속에서 완벽히 위장한 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환한 무 대 위에 선 채 주목받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위장하고 있던 갑옷들이 하나둘 떨어져 나가자 자신의 인생이 성공적인 연출이라 생각하던 자신감도 차츰 사그라들었다. 김 기영은 그래도 마지막 선택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의 선택권은 권력자의 손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어둠이 사라지고 빛의 세계에서 모습을 드러내게 될 때 김기영의 굴곡진 인생 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누마타 신스케는 『영리』에서 “인생은 빛과 그림자의 끊임없는 대치와 불가분의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말했다. 빛과 그림자가 대치하는 『빛의 제국』 속 인생은 쉴 새 없이 치밀하게 다가와 잠 수함에 탄 듯한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갑자기 밝았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는 데다 숨까지 턱턱 막 혀, 얼른 수면 위로 올라와 현실에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코로나19가 느닷없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생활에 제약이 생기고 너무도 당연했던 일들이 강제로 달라졌다. 아직도 남한에 숨어 있 는 북한 간첩이 있다면 그들 일상도 강제로 바뀌었을 것이다. 마스크 덕분에 사람들 시선을 피하기 가 수월해졌을 수도 있고, 오랫동안 집에 머무르면서 시시각각 가족과 접촉하다가 전부 들통 났다 고 느낄 수도 있다. 간첩이라는 껍데기를 벗겨내면 그들도 평범한 사람이다. 공공의 적이 된 바이러 스 앞에서는 간첩이나 우리 같은 일반인이나 모두 ‘숨 쉴 수 있는 출구’가 필요하다. 생각지도 못한 충격 상황에 놓여서인지 『빛의 제국』을 읽을 때 나는 김기영과 그 주변 사람들이 빠진 어둠의 답답 함에 상대적으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로 인해 나처럼 평범한 독자의 인생도 나락으 로 떨어져 삶의 어두운 면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 모두가 필사적으 로 살아가고 있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인생의 슬픔과 고통은 점차 추상화되고 수많은 역경은 가 볍게 느껴지고 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바이러스를 피해 적극적으로 살아갈지 생각하는 것이다.
‘마음이 생기면 갖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죽으면 갖가지 현상도 소멸한다.’라는 불가 구절이 있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비롯되므로 우리의 믿음에 따라 외재적 세계는 물론, 자아까지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바이러스가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예측할 수 없다. 그저 빛이 어둠을 몰아 내듯 언젠가는 바이러스가 종식되어 어둡고 답답한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을, 마그리트와 카라바조의 그림처럼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지만 눈부시게 빛날 것을 믿는 수밖에 없다.
Keyword : 光之帝國,金英夏,Kim Young-ha
- 빛의 제국
- Author : Kim Young-ha
- Co-Author :
- Publisher : 문학동네
- Published Year : 0
- Country : 국가 > SOUTH KOREA
- Original Language : Korean(한국어)
- ISBN : 89546019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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