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ESE] Narrators in the Age of the Pandemic
by Yūshō Takiguchi , on September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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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nthology features six short stories by Korean writers, each written in response to the pandemic. The original Korean edition was published in September 2020. As the title implies, these are science fiction writers and here they depict fictional worlds, distanced in both space and time from the pandemic that first confronted us in 2020 and which persists to this day.
However, I don’t think this approach needs to be explained by the status of these stories as science fiction. I myself am a Japanese writer of realist fiction (or at least I think I am), but since the pandemic began, I have found it very difficult to write realistic scenes. I am sure writers in all genres share my predicament.
These days, we are shocked by videos of concerts from a few years ago – the throngs of people, the complete absence of masks from faces. If we try to write about our pre-pandemic reality, about the world ‘before’, this erasure of the pandemic only ends up drawing attention to it. On the other hand, if we simply write about the reality of living with coronavirus, our setting becomes one in which science fiction is rapidly merging with reality (ghost cities, remote work, virtual spaces, etc.), again foregrounding the pandemic and interfering with our intended style and themes. Novels and short stories are, of course, works of fiction, but because they are formed from language, they will always have one foot in reality. However outlandish a story’s setting, what the reader responds to is a feeling that its language, the narrator’s voice, is real. Under these conditions, the notion of ‘realism’ itself begins to unravel: the question becomes not what we write, but how we write it.
By holding the reality of the pandemic at a certain remove, whether in space or in time, each of the stories in this collection affords its narrator a poignant sincerity. They each find themselves in a situation they feel compelled to narrate (telling a story, no matter how short, is always a strenuous undertaking), and it is in this urge that their inexorable realness lies. Their very distance from reality is what makes them feel so real. The importance of this seemingly perverse approach in the age of a pandemic is something that even I, as a non-science-fiction writer, can appreciate – even more so when the theme being addressed is that of the pandemic itself.
In Kim Choyeop’s “The Last Lyoni”, the narrator is dispatched to a robot settlement on a doomed planet, where she finds herself obliged to lie to a dying robot. This is no simple lie, however; it is also a narrative she directs at her own newly discovered self. In Djuna’s “The People Who Came from a Dead Whale”, the narrator is stranded on a planet far from Earth, trapped in a desperate situation, and yet frankly explains why they feel compelled to tell their story. The setting of Jeong Soyeon’s “Mi-jeong’s Uncertain Box” appears to be closest to our present-day reality, but its temporal structure is the most distant, and it is precisely this bold structure that communicates the narrator’s reason for telling the story. In each of these works, sadness and despair are what compel the narrator to tell their tale. But for this very reason, narration also becomes an act of hope, and narration itself a way of ushering hope into the story.
I was most struck by Popo, the protagonist of Lee Jongsan’s “A Whirlwind of Insects”. Having just turned forty, she has decided to get married for the first time, but worries about the prospect of sharing a home and life with someone else. In a world constantly plagued by swarms of insects carrying deadly bacteria, this seems a personal, trivial worry – and yet it feels deeply sincere. No matter how great the terror facing the world, when an individual tells a story, it becomes the story of their life. This points not only to the limits and freedoms of storytelling, but also to its role in ensuring our lives remain firmly our own, never to be snatched away.
A story consists of words in which someone tells us something: this holds true both before and after the pandemic, and whether or not the genre is science fiction. Whatever world the narrator inhabits, and whatever state that world is in, when they begin to tell their story, it is their sincerity that points us towards the light. No matter how dark or disturbing the point of departure, we are never left in the pit of despair. That, to me, is what stories are all about.
Translated by Jesse Kirkwood
Yūshō Takiguchi
Winner, 2016 Akutagawa Prize
Author, Nagai tsuitachi (Kodansha, 2021; A long day)
Shinde inai mono (Bungei Shunjū, 2019; Those who are not dead)
Jimi· Hendorikusu· ekusuperiensu (Shinchosha, 2015; The Jimi Hendrix Experience)
이 앤솔러지는 한국 작가들이 팬데믹에 대해 쓴 여섯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있다. 한국어판은 2020년 9월에 출간되었다. 이 리뷰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앤솔러지에 참여한 SF 작가들은 2020년에 처음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강타한 후 지금까지도 지속하고 있는 팬데믹을 다루며, 구체적으로는 그런 팬데믹으로부터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멀리 떨어진 허구의 세계를 그린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팬데믹을 다루는 앤솔러지가 SF 소설의 형태를 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적어도 내 생각에는) 리얼리즘 소설을 쓰는 일본 작가이지만 팬데믹이 시작된 후부터는 현실적인 장면을 쓰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분명 나뿐만 아니라 모든 장르의 작가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는 몇 년 전에 촬영된 콘서트 영상 속에서 군중이 떼지어 모인 모습과 마스크 하나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팬데믹 이전의 현실에 대해 쓰려 할수록, ‘이전’ 세상에 대해 쓰려 할수록, 팬데믹을 지우려 할수록 우리는 결국 팬데믹에 주의를 집중시키게 된다. 반면 그저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쓰려 하면 (유령 도시, 원격 근무, 가상 공간 등을 통해) 순식간에 SF와 현실이 통합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팬데믹이 다시 소설의 전경을 차지하고 우리가 의도한 형식과 주제에 개입한다.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은 물론 허구에 바탕을 둔 작품이지만, 언어를 매개로 창작되는 만큼 항상 한 발은 현실에 내딛고 있을 수밖에 없다.소설의 배경이 얼마나 독특하든 독자는 소설의 언어, 즉 화자의 목소리가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 반응한다. 그리고 이런 조건 속에서 ‘리얼리즘’이라는 개념 자체가 던지는 의문이 풀리기도 한다. 즉 문제는 무엇에 대해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공간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팬데믹이라는 현실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이 앤솔러지 속 소설들은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 있는 화자를 등장시킨다. 화자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충동을느끼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분량이 아주 짧더라도 항상 상당한 노력을 요한다) 바로 그런 충동 속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들은 다름 아닌 현실과의 거리 덕분에 현실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언뜻 상식에 어긋나는 말처럼 들릴수도 있지만 팬데믹 시대에 이는 SF 작가가 아닌 나조차 그 진가를 이해할 수 있는 접근법이며 특히 팬데믹 자체가 주제인 이야기에서는 더 그러하다.
김초엽 작가의 「최후의라이오니」 속 화자는 멸망한 행성의 로봇 거주구로 파견되어 어느 죽어가는 로봇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런데 화자가 해야 하는 거짓말은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 발견하게 된 화자 본인의 자아를 향해 말하는 하나의 서사이기도 한 것이다. 듀나 작가의 「죽은고래에서 온 사람들」의 화자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에 발이 묶인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지를 솔직하게 설명한다. 정소연 작가의 「미정의 상자」는 우리가 처해 있는 현재의 현실과 가장 유사한 듯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지만 시간적 구조는 현재와 가장 멀며, 바로 이 대담한 구조가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 준다. 이 각각의 작품에서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끔 만드는 것은 슬픔과 절망이다. 그러나 바로 이 점에서 화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위는 희망의 행위가 되며, 그 자체로 이야기에 희망을 불어넣는 방법이 된다.
내게 가장 커다란 감동을 준 것은 이종산 작가의 「벌레폭풍」 속 주인공 포포였다. 막 마흔에 접어든 포포는 생전 처음으로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지만 다른 누군가와 집 그리고 삶을 공유하는 미래를 상상하다가 걱정에 빠진다. 치명적인 박테리아를 옮기고 다니는 벌레 떼가 끊임없이 전염병을 불러일으키는 세상에서 포포가 품은 걱정은 사적이고 하찮아 보일 수도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싹튼 진실된 걱정이다. 이세상이 직면한 공포가 얼마나 거대하든, 한 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곧 그 개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이는 스토리텔링의 한계와 자유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이 강탈당하는 일 없이 확실히 우리의 것으로 남도록 보장해 주는 스토리텔링의 역할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야기는 언어로 구성되며 이야기 속에서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해 준다. 이는 팬데믹 이전과 이후 모두에 적용되는 진실이며, 이야기의 장르가 SF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화자가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든, 그 세상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면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이 우리를 빛으로 이끌기 마련이다. 아무리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출발했을지라도 우리는 절대 절망의 구렁텅이에 남겨지지 않는다. 내게는 이것이 이야기의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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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KOREAN LITERATURE NOW, https://www.kln.or.kr/lines/reviewsView.do?bbsIdx=1806
Provider for
Keyword : 最後のライオニ韓国パンデミックSF小説集,Bae Myung-hoon,Soyeon Jeong,Kim Choyeop,Gim I-hwan,Djuna,Lee Jongsan,Pandemic
- 팬데믹: 여섯 개의 세계
- Author : Kim Choyeop , Djuna , Soyeon Jeong , Gim I-hwan , Bae Myung-hoon , Lee Jongsan
- Co-Author :
- Publisher : 문학과지성사
- Published Year : 0
- Country : 국가 > SOUTH KOREA
- Original Language : Korean(한국어)
- ISBN : 9788932037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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