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
이근삼(1929~2003)은 한국의 극작가이다. 사실주의극이 주류를 이루던 1960년대 한국 연극계에서 서사극과 표현주의를 비롯한 새로운 연극 양식을 실험하여 주목을 받았다. 비상식적인 인물과 희극적 요소를 도입하여 개발독재 시기 한국의 비민주성과 사회적 부조리를 풍자했다. 대표작으로 <원고지>(1960), <국물 있사옵니다>(1966)가 있다.
생애
이근삼의 생애는 도전적인 극작가로서의 삶과 헌신적인 교육자로서의 삶으로 나뉜다. 그는 오늘날 북한 지역에 해당하는 평양에서 1929년에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46년 공산주의 통치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다가 탄압을 피해 혼자서 남한 지역으로 이주하였다.1) 월남 후 1947년부터 동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1956년에 떠난 미국 유학은 그가 극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계기였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연극이론과 드라마투르기를 공부하였고, 부조리극과 서사극에 특히 매료되었다.2) 그의 첫 작품은 유학 시절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공연한 <끝없는 실마리>(1958)였다.3) 1959년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 단막극 <원고지>를 발표하며 한국에서 극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국물 있사옵니다>, <아벨만의 재판>(1975), <막차 탄 동기동창>(1991) 등의 대표작을 발표하였다. 공백기 없이 전 생애에 걸쳐 열정적으로 희곡을 창작하여, 2003년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총 56편의 희곡을 발표했다.4)
또한, 그는 한국에서 연극이 하나의 학문 분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한 교육자였다. 1959년 동국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이 학교에 연극영화과가 창설되는 데 깊이 관여했고, 다른 대학교에서도 줄곧 연극 교육에 종사했다.5) 《연극의 정론》(1970)이나 《서양 연극사》(1982)와 같은 연극 개론서를 저술하기도 했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회장(1982), 대한민국예술원 회원(1991)등을 지냈다. 대한민국예술원상(1992), 국민훈장 모란장(1994), 대산문학상(2002) 등을 수상했다.
작품 세계
실험적 스타일
이근삼은 다양한 실험적 양식들을 시도하여 사실주의극이 지배적이었던 1960년대 한국 연극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근삼이 시도한 실험적 양식은 크게 다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서사극적 요소이다.6) 그는 극적 환상 속에 관객을 몰입시키는 종래의 관습을 깨뜨리고, 관객들이 자신이 현재 연극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만들고 싶어했다.7) 그리하여 이근삼의 희곡에는 종종 무대 위에 나레이터가 등장인물로 나타난다. 대표작 <원고지>에는 ‘장녀’라는 등장인물이 나레이터로서 극중 상황을 설명한다. <유랑 극단>(1971)에서도 “설명 역(役)”이 등장하여 극중 상황을 조율하고 관객에게 말을 건넨다. 이는 관객이 극중 세계를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극중 세계와 더 적극적으로 대화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서사극의 창시자 브레히트가 관객의 비판의식을 깨우쳐 사회변혁을 추구했다면, 이근삼의 서사극 기법은 무대에 비판적 거리를 취하면서도 인물들에 내면에 감정이입을 도모하는 차이가 있다.8)
둘째, 표현주의 경향이다. 이근삼 희곡의 인물들은 현실적인 모습보다는 작가가 의도하는 특정한 효과가 잘 표현될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9) <원고지>에 등장하는 인물 ‘교수’는 원고지 무늬를 한 양복에 쇠사슬을 두르고 있다.10)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1961)에서는 25세 성인이 기저귀만 차고 등장하는 충격적인 연출을 시도했다.
셋째, 우화성이다. 그는 가상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우화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무대공간은 실제적인 것을 모사하기 위하여 꾸며지지 않는다.11)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는 모든 것이 왕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2천 년 전 어느 고대국가를 배경으로 우화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현대가 배경인 <국물 있사옵니다>에서도 작가는 “무대가 구태여 사실적일 필요는 없음”을 지시한다.12)
개발독재 시기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
이근삼의 유연한 스타일은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내용을 담아내는 데 매우 적합했다. 그의 주된 관심은 개발독재 시기 한국의 정치적 현실과 사회적 부조리를 비판하는 데 있었다.
<원고지>와 <거룩한 직업>(1961)은 한국 지식인들의 무기력한 초상을 그렸다. <원고지>에 등장하는 ‘교수’는 미국으로부터 건너온 지식을 기계적으로 번역할 뿐 그 스스로 지식을 생산하지는 못한다. <거룩한 직업>은 15년 동안 오직 한 권의 노트로 똑같은 강의만 반복해 온 학자를 도둑이 훈계하는 이야기다. 작가는 냉전체제 속에서 형성된 남한이라는 국가가 미국의 압도적인 영향력 아래 놓여 있으며, 지식인들이 수동적인 지식의 중개자 역할에 그칠 때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국물 있사옵니다>(1966)는 주인공 ‘상범’의 변화를 통해 개발독재국가 한국의 물신주의적 세태를 풍자했다. 늘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상범’은 약삭빠른 주변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기만 한다. 그러던 중, 한 번 직장동료의 약점을 잡아 승진한 그는 모든 윤리적 가치를 완전히 저버린다.13) 작품은 끝날 때까지 서로가 서로를 속고 속이는 천태만상을 보여준다. 한국은 ‘불신의 공동체’가 된 것이다.
<제18공화국>(1967)은 당시 군사독재에 대한 그의 비판이 얼마나 과감했는지 보여준다. 이 작품은 17번이나 쿠데타가 일어난 탓에 ‘제18공화국’이라 불리는 가상의 국가를 상정한다. 이러한 설정은 당연히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박정희 군사 정권의 ‘제3 공화국’에 대한 우화적 비판이다.14) 부패와 검열 등 독재정권의 천태만상을 풍자한 이 작품은 1967년에 국제펜클럽 기금을 받아 출간되었으나, 공연되지는 않았다.15)
1970년대 이후
1970년대부터 이근삼의 희곡은 정치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과 조금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16) <유랑 극단>(1971)은 일제 강점기 한국의 한 유랑극단의 이야기다. 항일 민족운동의 일환으로 극운동을 이끌던 극단장이 일본 경찰에 붙잡히고, 극단은 탄압을 당한다. 극중 극작가 인물 오소공은 기지를 발휘해 일제 경찰의 감시를 피하여 민족적인 연극을 상연한다. 성공적인 축제 이후 극단원들은 헤어지지만, 작품은 그들의 인생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며 끝난다. 작가는 오소공의 입을 통해, 일제 강점기 역사의 무대를 거울삼아 현재 우리의 모습을 성찰할 것을 제안한다. 이 작품은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관객석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다. 관객들에게 그들 자신의 이야기임을 암시하는 극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17)
1980년대 이후 이근삼은 사실주의 경향으로 점차 선회한다. <막차 탄 동기동창>(1987), <이성계의 부동산>(1994) 등 인생을 반추하는 성격의 작품을 주로 창작하였다. 이근삼의 희곡은 한국에서 매우 인기 있는 레퍼토리로,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재공연되고 있다.18)
주요 작품
1) 전집
《이근삼 전집》(총 5권), 연극과인간, 2008.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28864
2) 희곡집
《제18공화국》, 을유문화사, 1967.
《유랑극단》, 범한서적, 1976.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문학세계사, 1986.
《국물 있사옵니다》, 문학세계사, 1988.
《이성계의 부동산》, 문학세계사, 1994.
《어떤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연극과인간, 2001.
번역된 작품
Yi Kún-Sam et al, Trans. Im Hye-gyông, Cathy Rapin, THÉÂTRE CORÉEN CONTEMPORAIN, Imago: Saint-Estève, 2006. 19)
Yi Kún-Sam et al, Trans. Im Hye-gyông, Cathy Rapin, THÉÂTRE CORÉEN CONTEMPORAIN, Imago: Paris, 2007. 20)
Lee Gun-sam, Trans. Kim Hyon-Sook, Han YumiHervé Péjaudier, À LA SOUPE !, Imago: Paris, 2010. 21)
Lee Gun-sam, Trans. Sidney Soo-young Lee, The Great Retreat and Other Plays, Homa&Sekey: Paramus, 2013. 22)
수상 내역
1992년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
1994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
1994년 옥관문화훈장 수상
2001년 대산문학상 수상
참고 문헌
1)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근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460000&cid=46664&categoryId=46664
2) 근대문학100년 연구총서 편찬위원회, 《약전으로 읽는 문학사1: 해방 전》, 소명출판, 2008, “이근삼” http://www.krpia.co.kr/viewer/open?plctId=PLCT00005191&nodeId=NODE03755102#none
3) 김문환, <연극과 정치현실>, 한국극예술학회 편, 《이근삼》, 연극과인간, 2010, 7쪽.
4)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근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460000&cid=46664&categoryId=46664
5) 근대문학100년 연구총서 편찬위원회, 《약전으로 읽는 문학사1: 해방 전》, 소명출판, 2008, “이근삼” http://www.krpia.co.kr/viewer/open?plctId=PLCT00005191&nodeId=NODE03755102#none
6) 권영민, 《한국현대문학사 2》, 민음사, 2002, 239쪽.
7)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극적 환상(dramatic illusion)”을 거부하고 “연극성(theatricality)”을 추구하는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이화진, <이근삼 희곡 연구>, 연세대 석사논문, 2001, 3쪽.
8) 이런 점에서 이근삼의 희곡은 서사극의 주창자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과 비교가 가능하다. 브레히트는 연극 속 허구의 세계에 감정이입하는 데 바탕을 둔 종래의 연극을 거부하였다. Wikipedia, “Epic Theatre” https://en.wikipedia.org/wiki/Epic_theatre
9) 서연호, <현대적인 우화의 세계>, 한국극예술학회 편, 《이근삼》, 연극과인간, 2010, 34쪽.
10)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원고지”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5260&cid=41708&categoryId=41737
11) 서연호, <현대적인 우화의 세계>, 한국극예술학회 편, 《이근삼》, 연극과인간, 2010, 30쪽.
12) 이근삼, 《국물 있사옵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2014, 5쪽.
13) 이근삼, <<국물 있사옵니다>는>, 《국물 있사옵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2014, 117쪽.
14) 김문환, <연극과 정치현실>, 한국극예술학회 편, 《이근삼》, 연극과인간, 2010, 12쪽. 두 번의 ‘혁명’(쿠데타)란 4·19혁명과 5·16쿠데타를 가리킨다. 1960년에 일어난 4·19혁명은 남한의 첫 대통령 이승만의 독재에 저항하여 일어난 대중적인 시민혁명이었다(Wikipidea, “April Revolution” https://en.wikipedia.org/wiki/April_Revolution). 반면, 5·16쿠데타는 당시 육군소장이었던 박정희가 1961년에 일으킨 군사 쿠데타였다. 쿠데타 세력은 자신들이 4·19혁명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자신들의 쿠데타를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오일륙”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68392&cid=46626&categoryId=46626).
15) 이근삼, <작가 서문>, 《이근삼 전집 1》, 연극과인간, 2008, 6쪽;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18공화국”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48114&cid=46664&categoryId=46664
16) 김문환, <연극과 정치현실>, 한국극예술학회 편, 《이근삼》, 연극과인간, 2010, 26쪽.
17)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유랑극단”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5261&cid=41708&categoryId=41737
18) 최근의 사례로는 <원고지>가 2019년 10월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공연되었고, <30일의 파라다이스>(1973)이 대구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에서 2019년 4월에 공연되었다. <교과서 속 문학작품을 연극으로 만나다...이근삼 '원고지', 이강백 '파수꾼', 차범석 '불모지' 작품 선정> 《문화뉴스》 2019.10.19. http://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2094; <대구시립극단, 연극 ‘30일의 파라다이스’ 공연>, 《경북일보》 2019.4.9.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8627
19) [한국문학번역원] 전자도서관 번역서지정보 https://library.ltikorea.or.kr/node/10064
20) [한국문학번역원] 전자도서관 번역서지정보 https://library.ltikorea.or.kr/node/10046
21) [한국문학번역원] 전자도서관 번역서지정보 https://library.ltikorea.or.kr/node/10052
22) [한국문학번역원] 전자도서관 번역서지정보 https://library.ltikorea.or.kr/node/9273
Introduction
Lee Gunsam (1929-2003) was a South Korean playwright. He garnered attention in the Korean theater community in the 1960s by developing experimental new theater formats such as epic theater and expressionism in an environment dominated by hyperrealism. Lee’s use of unorthodox characters and comedic elements served to parody the authoritarian condition of South Korea in its era of economic development and its social injustices. His most famous works include Wongoji (원고지 Manuscript Paper) (1960) and Gungmul itsaomnida (국물 있사옵니다 We Have Some Broth) (1966).
Life
Lee Gunsam lived both as an experimental playwright and as a dedicated educator. He was born in Pyeongyang, now in North Korea, in 1929. He participated in student movements opposing communist rule in 1946, and fled alone to South Korea to avoid persecution.[1] He studied English literature at Dongguk University in Seoul starting in 1947.
Lee went to the United States in 1956 as an international student, kicking off his career as a playwright. He attended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nd studied theater theory and dramaturgy, and was especially captivated by the Theater of the Absurd and epic theater.[2] His first work was Kkeudeopneun silmari (끝없는 실마리 The Endless Clue) (1958)[3], which was performed at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He received his master’s degree in 1959 and returned to South Korea, where he published the one-act drama Wongoji and made his official debut as a playwright. Lee went on to pen multiple plays including Gungmul itsaomnida, Abelman-ui jaepan (아벨만의 재판 The Trial of Abelman) (1975), and Makchatan donggidongchang (막차 탄 동기동창 Classmates and Schoolmates on the Last Bus) (1991). Having never taken a single hiatus from his playwright career, Lee published a total of 56 plays over his lifetime until his death in 2003.[4]
Lee was also an educator who played a part in establishing theater as an official academic subject in South Korea. As a professor of English literature at Dongguk University in 1959, he was heavily involved in the establishment of a department of theater and film at the school. He also undertook theater education at other universities as well.[5] Lee also wrote textbooks on the subject, including Yeongeugui jeongnon (연극의 정론 Principles of Theater) (1970) and Seoyang yeongeuksa (서양 연극사 The History of Theater in the West) (1982). Lee served as the vice-president of the Korean Centre of PEN International and a member of the National Academy of Arts, Republic of Korea, and was the recipient of the National Academy of Arts Award in 1992, the Order of Civil Merit (Moran Medal) in 1994, and the Daesan Literary Award in 2002.
Work
Experimental Style
Lee Gunsam’s diverse experimental attempts came as a great shock to South Korean theater, where hyperrealism was the dominant style. Lee’s attempts can be divided into three main types.
The first type is epic theater.[6] Rather than draw audiences into the fantasy of the stage, he chose to make them aware of the fact that they were observing a performance.[7] To generate this effect, Lee often made use of narrator characters and put them on the stage to describe the situation. His representative work Wongoji casts the character of “Eldest Daughter” to explain the circumstances on the stage. Yuyang geukdan (유랑 극단 The Itinerant Theater Troupe) (1971) features a “chorus” role that regulates the situation on the stage and speaks directly to the audience. Lee’s intended effect was to compel viewers to take a more critical stance on the world of the play and more actively communicate with the narrative. If Bertolt Brecht, father of epic theater, attempted to change society by teaching audiences to see the world with critical eyes, Lee’s use of the form was intended to make audiences empathize with the characters even while keeping a critical distance from the stage.[8]
The second type is expressionism. The characters in Lee Gunsam’s plays are not so much realistic as shaped specifically to express the effects he intended.[9] The “Professor” character in Wongoji is dressed in a suit patterned like manuscript paper and is draped in chains.[10] In Daewangeun jukkireul geobuhaetta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The Great King Refused to Die) (1961), Lee depicted a 25-year-old adult wearing nothing but a pair of diapers.
The third type is fable theater. Lee preferred to deliver fable-like stories based in fictional settings. The stage in his works were not decorated for realistic set pieces.[1] Daewangeun jukkireul geobuhaetta takes place 2,000 years in the past, in an ancient country ruled by an absolute king. Even in Gungmul itsaomnida, which takes place in modern times, the author instructs, “The stage does not necessarily have to be dressed in a realistic manner.”[12]
Criticism and parody of dictator-led development-era of South Korean society
Lee’s flexibility as a playwright served him well in composing critical plays and parodies of society. One of his priorities was in criticizing the political realities of South Korea during its dictator-led development era and bringing the social injustices they caused to the forefront.
Wongoji and Georukan jigeop (거룩한 직업 The Sacred Work) (1961) are portraits of lethargic Korean intellectuals. The character “Professor” from the former cannot produce any information of his own, instead mechanically translating information from the United States. Georukan jigeop is a story about a thief chastising a scholar who has spent 15 years repeating the same lectures over 15 years. In these plays, Lee shows his understanding of the Unites States’ absolute influence over South Korea—a state forcibly formed in the Cold War—and his perspective that positive change will never come to society when its intellectuals remain static conveyors of information.
Gungmul itsaomnida depicts the progression of its protagonist Sang-beom in order to parody the materialistic attitude of developing south Korea. Sang-beom, who starts out at a considerate man who puts others before himself and is always taken advantage of by others, happens to take advantage of a co-worker in order to illicitly receive a promotion and ultimately turns his back on his morals.[13] From beginning to end, Gungmul itsaomnida is filled to the brim with deception between all parties. It depicts the status of 1960s South Korea as a community of distrust.
Je-18-gonghwaguk (제18공화국 The Eighteenth Republic) was a bold criticism of the military dictatorship, depicting the 18th Republic, a fictional state that has been overturned 17 times thus far by coups d’état. It was clear to South Korean audiences that the play was a criticism of the Third Republic of Korea established in a coup d’état by Park Chung-hee.[14] Published in 1967 with funding from International PEN, this play depicting the corruption and censorship of the military regime was never performed.[15]
1970s onward
Starting in the 1970s, Lee began to put distance between his plays and allusions to real-life political realities.[16] Yurang geukdan tells the story of a Korean itinerant theater troupe during the Japanese occupation. The troupe leader, who runs the troupe as part of a patriotic independence effort, is arrested by the Japanese police, and the troupe is persecuted by authorities. The character Oh So-gong, however, cleverly stages a patriotic play under the Japanese police’s noses. The troupe disperses after the successful performance, but the play ends with the implication that the lives of the troupe members will continue. Lee used the character of Oh So-gong to plead with the audience to look back on the history of the Japanese occupation to examine contemporary society. A notable characteristic of Yurang geukdan is that almost every character is introduced by standing up from amongst the audience. This is a theatrical device that implies to the audience that the play is their story as much as it is the characters.[17]
From the 1980s on, Lee shifted towards realism, publishing works such as Makcha tan donggidongchang and Yi Seong-gye-ui Budongsan (이성계의 부동산 Yi Seong-gye’s Real Estate) (1994) that reflect upon life. Lee Gunsam’s plays remain popular in South Korea today and continue to be performed after his death.[18]
Works
1) Collected works
≪이근삼 전집≫ (총 5권), 연극과인간, 2008 / Lee Gunsam jeonjip (The Collected Works of Lee Gunsam) (5 vols.), Yeongeukgwaingan, 2008.
2) Drama collections
≪제18공화국≫, 을유문화사, 1967 / Je-18-gonghwaguk (The Eighteenth Republic), Eulyoo, 1967.
≪유랑극단≫, 범한서적, 1976 / Yurang geukdan (The Itinerant Theater Troupe), Bumhan, 1976.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문학세계사, 1986 / Daewangeun jukkireul geobuhaetta (The Great King Refused to Die), MunhakSegyesa, 1986.
≪국물 있사옵니다≫, 문학세계사, 1988 / Gungmul itsaomnida (We Have Some Broth), MunhakSegyesa, 1988.
≪이성계의 부동산≫, 문학세계사, 1994 / Yi Seong-gye-ui budongsan (Yi Seong-gye’s Real Estate), MunhakSegyesa, 1994.
≪어떤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연극과인간, 2001 / Eotteon nobaeuui majimak yeongi (One Elderly Actor’s Final Performance), Yeongeukgwaingan, 2001.
Works in Translation
<30일간의 야유회>, 1974 / Trente jours de pique-nique, Imago, 2006.[19]
<30일간의 야유회>, 1974 / Trente jours de pique-nique, Imago, 2007[20]
<국물 있사옵니다>, 문학세계사, 1988 / À LA SOUPE!, Imago, 2010.[21]
<화려한 가출>, 2001 / The Great Retreat and Other Plays, Homa&Sekey, 2013.[22]
Awards
National Academy of Arts Award (1992)
Order of Civil Merit (Moran Medal) (1994)
The Republic of Korea’s Okgwan Order of Cultural Merit (1994)
Daesan Literary Award (2002)
References
[1] “Lee Gunsam,”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460000&cid=46664&categoryId=46664.
[2] Committee for the Compilation of a Library of 100 Years of Modern Korean Literature, “Lee Gunsam,” Literary History Through Biographies 1: Before Liberation, Somyung, 2008, http://www.krpia.co.kr/viewer/open?plctId=PLCT00005191&nodeId=NODE03755102#none.
[3] Kim, Mun-hwan, “Plays and Political Realities,” ed. The Learned Society of Korean Drama and Theater, Lee Gunsam, Yeongeukgwaingan, 2010, p.7.
[4] “Lee Gunsam,”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460000&cid=46664&categoryId=46664.
[5] Committee for the Compilation of a Library of 100 Years of Modern Korean Literature, “Lee Gunsam,” Literary History Through Biographies 1: Before Liberation, Somyung, 2008, http://www.krpia.co.kr/viewer/open?plctId=PLCT00005191&nodeId=NODE03755102#none.
[6] Kwon, Young-min, History of Contemporary Korean Literature 2, Minumsa, 2002, p.39.
[7] In technical terms, Lee chose to reject dramatic illusion in the pursuit of theatricality.
Lee, Hwa-jin, “Research on Lee Gunsam’s Plays,” Yonsei University master’s thesis, 2001, p.3.
[8] In that sense, Lee Gunsam’s plays can be compared to those of Bertolt Brecht, father of epic theater. Brecht was known for rejecting traditional theater, which focused on drawing audiences into empathizing with the fictional world of the play.
“Epic Theatre,”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Epic_theatre.
[9] Seo, Yeon-ho, “The World of Contemporary Fables,” ed. The Learned Society of Korean Drama and Theater, Lee Gunsam, Yeongeukgwaingan, 2010, p.34.
[10] “Wongoji,” Encyclopedia of Contemporary Korean Literature,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5260&cid=41708&categoryId=41737.
[11] Seo, Yeon-ho, “The World of Contemporary Fables,” ed. The Learned Society of Korean Drama and Theater, Lee Gunsam, Yeongeukgwaingan, 2010, p.30.
[12] Lee, Gunsam, Gukmul itsaomnida, Jisigeulmandeuneunjisik, 2014, p.5.
[13] Lee, Gunsam, “About ‘Gukmul itsaomnida’,” Gukmul itsaomnida, Jisigeulmandeuneunjisik, 2014, 117.
[14]The two coups d’état preceding the Third Republic of Korea were the April 19 and May 16 incidents respectively. The former, which took place in 1960, was a civilian revolution that rose up against the authoritarian regime of Syngman Rhee, the first president of South Korea (“April Revolution,”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pril_Revolution). The latter, however, was a military coup d’état led by then-Army Major General Park Chung-hee in 1961. Park’s faction asserted itself as a continuation of the spirit of the April Revolution, and labeled their uprising a revolution. (“5.16,”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68392&cid=46626&categoryId=46626.)
[15] Lee, Gunsam, “Playwright’s Foreword,” Lee Gunsam jeonjip 1, Yeongeukgwaingan, 2010, p.26.; “Je-18-gonghwaguk,” Encyclopedia of Korean Culture,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48114&cid=46664&categoryId=46664.
[17] “Yuranggeukdan,” Encyclopedia of Contemporary Korean Literature,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5261&cid=41708&categoryId=41737.
[18] Recent performances include the October 2019 performance of “Wongoji” at the Noel in Daehangno, and “30-irui paradise” (30일의 파라다이스 30 Days of Paradise) (1973) at the Dalseo Culture Foundation’s Smiling Arts Center in April of 2019.
“Literary Works from the Textbooks Return to the Stage: Lee Gunsam’s ‘Wongoji,’ Lee Kang-baek’s ‘Pasukkun,’ Cha Beom-seok’s ‘Bulmoji’,” Munhwanews, October 19, 2019, http://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2094; “Daegu Municipal Theater Company to Perform ’30-irui paradise’,” Kyongbuk Ilbo, April 9, 2019,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8627.
[19] Literature Translation Institute of Korea Digital Library of Korean Literature, https://library.ltikorea.or.kr/node/10064.
[20] Literature Translation Institute of Korea Digital Library of Korean Literature, https://library.ltikorea.or.kr/node/10052.
[21] Literature Translation Institute of Korea Digital Library of Korean Literature, https://library.ltikorea.or.kr/node/9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