错位之诗
2021 Korean Literature Review Contest
by 黃欣琳 , on May 18, 2022
- Chinese(简体)
- Korean(한국어)
《烧纸》的十一篇小说短小却充满力量,读完合上书,小说里面的情节像电影一样在我脑海中不断回放。在我的脑海中,小说里的每一个人物都有着倔强又悲切的眼神,他们徘徊在都市高楼中不为人知的角落,静默地写着一首错位之诗。
一.空间的错位
李沧东常常喜欢笔下的人物放在一个错位的空间,在人物身份和周围环境极不协调的矛盾中,毫不留情地一层层剥开人物努力伪装的“华丽外表”,直戳最内核的痛处。《为了超级明星》中的老父亲是个不懂英语的乡下老头,他却被错置在美国官员的豪华住宅里,周围的东西全是美国货,就连家里的狗也能听懂英语。《空房子》的贫穷男主人公尚洙在机缘巧合下搬进富人区,在小区频繁发生盗窃事件后,穷酸的尚洙一家理所应当地成为了警察的怀疑对象。
在这样的空间错位下,李沧东又偏爱设定一个能洞穿真相的旁观者角色。《为了超级明星》的旁观者是一个流浪者小孩,小孩是一个偷窃惯犯,老人出于好心从警察中救下小孩。但是小孩被激怒后,却毫不犹豫地指出老人只是帮别人看家的事实,这个一针见血的孩子把老人“吓得毛骨悚然”。《空房子》里朴龙八有意无意向尚洙透露自己知道尚洙住在一间豪房里,他那段:“一个人在马桶上拉屎的时候,最适合思考自己的处境。不管平时怎么让你像个奴隶一样拼命干活儿,只要拉屎的时候像对皇帝一样对待你,你就真以为自己是个皇帝了”的言论的确是意味深长。
但是,与其说主人公的空间错位真相是这些旁观者残酷戳穿的,不如说这些旁观者只是压死骆驼的最后一根稻草。在李沧东的描写中,这些主人公在一入错位空间时,内心就已经充满了恐惧和自我怀疑。《空房子》里尚洙长期被恐怖电话所支配,频发的盗窃更让他在生活中处处疑神疑鬼。《为了超级明星》里老人家自从来到首尔,就“很少能睡一个安稳觉”;他虽身居豪宅之中,但是却觉得“头晕目眩”。他们从踏入错位空间的第一刻就清楚地明白:他们永远也不会属于这些富丽堂皇的地方,但是他们却努力欺骗自己、麻痹自己。尚洙似乎只要守好这个空房子,那么工人的反抗、上级的压力、家庭的负担……所有问题都能迎刃而解;老人家似乎只要看好美国官员的房子和狗,那么他的儿子就能步步高升,拥有美好的未来。这一切看似合理,实际上都只是易碎的泡沫。位居错位空间的主人公都有着灰暗的过去,当他们握紧一丁点儿希望的时候,就奋不顾身地“愿意”去相信自己真的能够改变现状,所以尚洙尽管自己也很担心却还是安慰妻子,老人家即使不情愿也在美国官员的家里住下。他们自我欺骗的行为,最终在旁观者的视角下被无情戳穿,他们终究无法逃离残酷的现实,他们对未来所有的期待和幻想也终究化成了幻影。
二.关系的错位
李沧东的笔下常常出现或对立或畸形的人际关系,这实际上也是一种“错位”。
《大雪纷飞的日子》把一个一等兵和一个上等兵放置在大雪纷飞的夜晚,一等兵是连射击都做不好的新兵蛋子,上等兵入伍早又有适应部队风气的天赋,在两人之间,显然是上等兵更符合一名理想中的“军人”形象。但当走火的枪声爆发的那一刻,他们的关系却发生了错位:本应是军人代表的上等兵误伤了一等兵,他因此害怕得“傻愣愣地坐在地上”,处处遭人嘲笑的一等兵却“忽然感受到了一种奇妙的幸福感”,催促上等兵办好“后事”,就像是在“润色小说中的某个篇章”。《舞》里的夫妻早已没有了夫妇之间的恩爱和相敬如宾,丈夫常常对妻子过于节俭的行为感到丢脸,即使是度假,妻子也只是继续着“令人厌倦的战争”。《为了超级明星》的父子也同样畸形,父亲不愿意接儿子的电话,儿子也只是把父亲看成是看家的“工具”,以便自己早日实现升官发财。
这些错位的关系往往颠覆了我们日常生活里的认知。这种错位的关系一方面揭示着社会变动带来的人际关系结构的调整以及对人们原有价值观的冲击:在工业化、物质横流的时代,人们以“钱”为纽带搭建彼此之间的关系,传统中的父子、夫妻关系早已殆尽,取而代之的是生活的一地鸡毛下,逐渐畸形、压抑的夫妻关系和失去亲情、单纯利用的父子关系。另一方面也是将目光聚焦于那些无人在意的角落,打破人们固有的观念和偏见,:一等兵在军队里看似无能,根本配不上“军人”这个称号,但是他却在生命的最后时刻诠释了何为“真正的人”。
三.处境的错位
李沧东偏爱把笔触聚焦于社会的边缘人物。在他的笔下,不曾大肆描绘历史的动荡、社会的变迁、生活的一地鸡毛,他只是用这些边缘人物的错位处境来窥探社会的一角,却自有千钧之力。
《舞》里面的那位妻子,虽然文本里没有具体描绘过她的形象,但是透过文本,我们似乎很容易想象出一个处处斤斤计较,甚至有点讨人嫌的市井小市民模样。在一场名为“度假”的旅途中,她从来没有真正自由地享受这趟旅程。为了省钱,她愿意住进一个刚认识的老夫人的家;当丈夫感到无比羞愧时,她却能厚着脸皮穿着泳衣在井边冲水……身为读者,我们其实是通过丈夫的视角来实现对妻子这个形象的想象。为了钱,妻子抛下了所有的尊严,的确是丈夫所说的“为了钱发疯的女人”,她失去了对生活的本身的追求和享受。但是妻子从来就是心甘情愿地“每天活得像打架一样”吗?其实也不是。小说的最后,丈夫回想起妻子的一支舞蹈,那只舞蹈看起来并没有什么美感:“手脚毫无规律地舞动”“四肢不知疲倦地随着音乐疯狂的节奏而舞动”“闭着眼睛像跳大神一样狂乱地摆动着身体”,但是这支舞蹈却别有一种“挣扎”之美。这个奔波于市井之中,为了一点钱都要精打细算的女人,看似对生活、物质低了头,放弃了抵抗,实际上她渴望释放,她的内心依然有一种追求。这支舞蹈将之前那个斤斤计较的妻子形象一扫而空,甚至让人好奇,妻子在成为这样的妻子之前,她有着怎样的人生?她又是怎样变成现在这样的她的?这荒诞滑稽之舞直指妻子的内心,在物欲横流的消费时代,那些无人关注的边缘人物,是如何为维护生活的生计、为物质富足的生活而放弃了有尊严的生命,投入到卑贱的生活中。他们也许在最初的时候有过追求、有过挣扎,但还是对现实低下了头。
《大雪纷飞的日子》里的一等兵在军队里是个不折不扣的“笨蛋新兵蛋子”,他那“看见初雪的欢喜”、他的单纯和善意在整个军队中显得格格不入。这种错位的处境让他颇具一种薛西弗斯的气质——在他因需要配眼镜而申请外出休假时,军队的规定让他陷入了逃不出的怪圈:只有带上眼镜才能通过射击考核,然而外出休假又必须通过射击考核。面对这个无解的难题,一等兵从来没有放弃抵抗,即使是小腿被踹、被威胁关进禁闭室,也不断地去找上级军官申述。这整个过程都让人联想到那个推着巨石一次次上山的薛西弗斯,尽管是徒劳,但仍然在奋力挣扎。这种荒谬的挣扎也正呼应了结局之处那颗走火的子弹——一等兵终于脱离了队伍做成了自己,不是以一个军人,而是以一个人。
四.诗意处理
李沧东的文学和电影作品都是如诗一般的存在。鲁迅曾说:“我认为感情正烈的时候,不宜作诗,否则锋芒太露,能将‘诗美’杀掉。”我们常常觉得那些好的诗歌并不是将感情喷涌而抒的诗,而是那些适当留白,巧设隐喻,情感含蓄的诗。可以说,李沧东的小说就是这样的诗。
诗意是一种充满留白的悲剧。《在大雪纷飞的日子里》开篇就是女人踏着第一场雪的痕迹,怀着激动的心情朝心爱之人奔来,这本该是一个浪漫的开场。但故事的最后,一等兵却在大雪纷飞的晚上在模糊之际回想起女人的面容。初雪的约定成为了错过,留下了无尽的遗憾。关于一等兵和上等兵的秘密,关于一等兵和女人之间的悸动都被掩埋在了这白雪之下,再无人知。
诗意也是意味深长的隐喻。《舞》里妻子那支怪异的舞蹈,让人不禁联想起电影《燃烧》里女主在夕阳下的自由之舞。《燃烧》的女主人公是幻想橘子握在手的穷人,她那支夕阳下的饥饿之舞交杂着物欲的束缚和精神的自由,一声牛角声的响起将她拉回现实,发现自己仍只是一个被困于“小饥饿”的人。《舞》里的妻子在摆动身体的同时,脸上却呈现无法承受的痛苦,这是妻子在金钱支配下的时代排解心中郁愤之舞,这支舞蹈夹杂着痛苦、释放和些许自嘲。两支舞蹈呈现的模样也许各不相同,却都生动地映射着两位女主人公内心的不同挣扎,这两支舞可谓是直指人心。同样,在《一头有心事的骡子》中,那倒在路面、凝视远方虚空的,不仅是那头骡子,也有无数被城市吞噬的人,还有大杞过去所有的颓丧和迷惘。
诗意也是意境的构造。李沧东的小说善于截取生活的某些横截面,进而触发一段边缘小人物的悲欢离合。值得注意的是,他的小说对于场景的描写常常就能把读者一下子引入到某种诗意空间。《舞》这篇小说的开篇描写的是夫妻二人在车站等车的场景:候车室是“像破旧的仓库一般黑漆漆又散发着某种味道”,贩卖机的饮料已经快卖完了,候车室里的每一个人都“流着汗,散发着热气”。短短篇幅就打造了一个闷热又压抑的环境,这种环境没有任何度假的氛围。这样压抑的场景,与处处克制物欲的妻子、夫妻之间畸形的关系形成了呼应,整篇小说就是浸润在这样闷热、压抑的环境下,不管是小说里面的人物还是读者,都感到难以呼吸,都在拼死“挣扎”。《一头有心事的骡子》的开始就有一段这样的场景描写:“晚霞由朱红色逐渐化为紫色,将要变成死去骡子体内粘稠的血液干涸后的颜色,深不可测的城市黑暗将再次吞噬一切。工厂烟囱喷出的黑烟如墨水一般蔓延,正在使晚霞变得斑斑驳驳。”晚霞、骡子体内的血液、烟囱冒出的黑烟,三者的颜色有一种潜在的相似性,它们在傍晚的时刻交织在一起,这混杂斑驳的颜色仿佛有着巨大的力量逐渐吞噬着整个世界。这样的交织似乎正预言着大杞决定抛弃过去,真正融入到这个工业化的社会中了。墨水一般奔涌而出的黑烟,就像是让人们被迫做出改变的工业化的浪潮,人们或许像大杞一样曾经经历短暂的排斥和迷惘,但终究又会踏上了追寻生命意义的新征程。
李沧东有一部名为《诗》的电影,电影里的美子在直面人生的许多丑恶、无助、庸俗之后,仍孜孜不倦地写着一首属于她的诗。这充满真善美的诗在这个社会中看似荒谬,却有无法言说的千钧之力。我想,李沧东小说里形形色色的主人公在逃不出的人生困境里,也在奋力地写着惨淡又刺骨的“人生之诗”吧。
《소지》 속 11편의 소설들은 짧지만 힘이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소설 속의 줄거리가 영화처럼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된다. 소설 속의 모든 인물들은 고집이 세고 애절한 눈빛을 갖고 있다. 그들은 빌딩 숲 도시에서 알려지지 않은 구석을 배회하며, 조용히 어긋난 시를 쓴다.
1. 공간의 전도
이창동은 종종 필하의 인물을 어긋난 공간에 두는 것을 좋아하는데, 인물의 신분과 주변 환경이 매우 조화롭지 못한 모순 속에서 가차없이 인물의 애써 위장한 “화려한 외모”를 겹겹이 벗겨내어 가장 핵심적인 아픈 곳을 찌른다. <슈퍼스타를 위하여>의 늙은 아버지는 영어를 모르는 시골 노인인데, 그는 미국 관리들의 호화로운 주택에 배치되어 있고, 주위의 물건은 모두 미국 물건이며, 집안의 개도 영어만 알아들을 수 있다. <빈 집>의 가난한 남자 주인공 상수는 우연히 부잣집으로 이사하게 되고, 동네에서 절도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궁상맞은 상수 가족은 당연하게도 경찰의 의심 대상이 된다.
이런 공간 착오 속에서 이창동은 진실을 꿰뚫을 수 있는 방관자 역할을 설정하는 것을 선호한다. <슈퍼스타를 위하여>에서 방관자는 방랑 아이이고, 이 아이는 상습절도범이며, 노인은 선의로 경찰에서 아이를 구한다. 그러나 아이가 격분하자 주저 없이 노인이 남의 집만 봐준다는 사실을 지적하여 노인을 소름 끼치게 한다. <빈 집>에서 박용팔은 무의식적으로 상수에게 상수가 부잣집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혼자 변기에 똥을 싸고 있을 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기에 가장 좋다. 평소에 노예처럼 죽어라 일을 해도 똥을 쌀 때 황제처럼 대하면 정말 자신이 황제인 것 같다”는 말은 의미심장하였다.
그러나 주인공의 어긋난 공간의 진실을 방관자들이 잔혹하게 지적했다기보다는 이 방관자들은 “낙타를 짓누르던 마지막 지푸라기”일 뿐이었다. 이창동의 묘사에서 이 주인공들은 어긋난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두려움과 의구심으로 가득 차 있다. <빈 집>에서 상수는 오랫동안 공포의 전화에 시달렸고, 빈번한 절도사건은 생활 곳곳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슈퍼스타를 위하여>에서 노인은 서울에 온 이후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했다. 비록 그는 호화로운 저택에 살고 있지만, 오히려 “현기증이 난다”고 느낀다. 그들은 잘못된 공간에 발을 디딘 첫 순간부터 그들이 결코 이런 화려하고 웅장한 곳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을 기만하고 자신을 마비시키려고 노력했다. 상수는 이 빈집만 잘 지키면 노동자의 반발, 상급자의 압력, 가족의 부담감 … 이 모든 문제들을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인은 미국 관리들의 집과 개만 잘 봐준다면 아들이 더 나아가 아름다운 미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깨지기 쉬운 거품일 뿐이다. 어긋난 공간에 있는 주인공들은 모두 암울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조그마한 희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정말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으려 애쓴다. 그래서 상수는 자신도 걱정하면서도 아내를 위로한다. 노인은 이 상황이 싫어도 미국 관리들의 집에서 산다. 그들의 자아 기만 행위는 결국 방관자의 시각에서 무자비하게 폭로되고, 그들은 결국 잔혹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그들의 미래에 대한 모든 기대와 환상 역시 결국 환영이 된다.
2. 관계의 전도
이창동의 필끝에서 종종 대립되거나 기형적인 인간관계가 나타나는데, 이는 일종의 ‘어긋남’이다. <눈 오는 날>에서는 일병과 상등병을 눈이 펑펑 내리는 밤에 배치한다. 일병은 사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병이다. 상등병은 일찍 입대하고 부대 내 분위기에 적응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두 사람 중에서 상등병이 이상적인 ‘군인’이미지에 더 잘 어울린다. 그러나 오발탄이 터지는 순간 그들의 관계는 어긋났다. 군인들의 대표여야 할 상등병이 일병을 잘못 다치게 하자 그는 겁에 질려 “멍하니 바닥에 앉아 있다”, 항상 조롱을 받던 일병은 “갑자기 묘한 행복감을 느꼈”고, 상등병에게 “뒷일을 잘 처리하라”고 재촉하는 화면은 마치 “소설 속의 어떤 편장을 윤색하”는 것 같았다. <춤>에서 부부는 부부간의 금슬과 존경심이 사라진 지 오래다. 남편은 아내의 검소한 행동에 창피함을 느끼곤 한다. 휴가를 가도 아내와 ‘지겨운 전쟁’만 계속한다. <슈퍼스타를 위하여>에서 부자지간 관계도 기형적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지 않으려 한다. 아들도 아버지를 집안 살림의 ‘도구’로 여겨 하루빨리 출세하고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어긋난 관계는 종종 우리의 일상생활 속 인식을 뒤집는다. 한편, 이러한 잘못된 관계는 사회 변화에 따른 대인관계 구조의 조정과 사람들의 기존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산업화와 물질자원의 시대에 사람들은 “돈”을 연결고리로 삼아 서로간의 관계를 구축한다.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의 전통적인 관계는 이미 소멸되고 그 대신 삶은 점점 기형적이고 억압적인 부부관계와 가족애를 잃고 단순히 서로를 이용하는 부자관계로 대체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구석에 초점을 맞추어 사람들의 고유한 관념과 편견을 깨뜨리는 것이다. 일병은 군대에서 무능해 보이고 ‘군인’이라는 칭호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진정한 사람’이 무엇인지를 해석한다.
3.처지의 전도
이창동은 필치를 사회의 변두리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그의 필끝에서, 역사의 격동, 사회의 변천, 생활의 소소함을 마구 묘사하지 않는데, 그는 단지 이러한 변두리 인물의 어긋난 처지로 사회의 한 귀퉁이를 정탐할 뿐이지만, 나름대로 천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춤> 에서 아내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지만, 텍스트를 통해 우리는 사사건건 시시콜콜 따지고 심지어는 약간 얄미운 소시민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 같다. “휴가” 여행 중 그녀는 진정으로 자유롭게 즐긴 적이 없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그녀는 새로 알게 된 노부인의 집에 묵기를 원한다. 남편이 이때문에 몹시 창피할 때, 그녀는 오히려 뻔뻔스럽게 수영복을 입고 우물가에서 몸을 씻는다. 독자로서 우리는 사실 남편의 시각을 통해 아내라는 이미지에 대한 상상을 실현한다. 돈을 위해 아내는 모든 존엄을 내팽개쳤다. 확실히 남편이 말한 ‘돈에 미친 여자’였다. 그녀는 생활 자체에 대한 추구와 향수를 잃었다. 하지만 아내는 매일 싸우면서 살고 싶었을가? 사실 그렇지 않다. 소설의 마지막에 남편은 아내의 춤을 회상하는데, 그 춤은 아무런 미적 감각이 없어 보인다. “손발이 불규칙하게 춤을 춘다”,”지칠 줄 모르는 사지가 음악 리듬에 따라 미친듯이 춤을 춘다”, “눈을 감고 마치 굿을 추는 것처럼 미친 듯이 몸을 흔든다”, 그러나 이 춤은 또 다른 “발악”의 미를 가지고 있다. 시정에 뛰어다니며 돈 한 푼 벌기 위해 알뜰하게 계산해야 하는 이 여인은 생활과 물질에 대해 고개를 숙인 것 같다.
<눈 오는 날>에서 일병은 군대의 영락없는 일자무식 신병이다. 그의 “첫눈에 대한 환희”, 그리고 그의 단순함과 선의는 군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어긋난 처지는 그에게 일종 시지프스의 기질을 갖게 했다. 그가 안경을 새로 맞추러 외출 휴가를 신청했을 때, 군대 내의 규정은 그를 도망갈 수 없는 미로에 빠지게 했다: 안경을 써야 사격시험을 통과할 수 있지만, 외출 휴가는 반드시 사격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풀리지 않는 난제에 대해 일병은 저항을 포기하지 않고 종아리를 걷어차이거나 위협을 받아 심지어 영창에 갇히더라도 상급 장교에게 끊임없이 보고한다. 이 모든 과정은 우리에게 큰 바위를 밀며 매번 산에 오르는 시지프스를 떠올리게 한다. 비록 헛수고이지만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다. 이런 황당한 발악도 결말의 그 오발탄과 호응된다. 일병은 결국 대열에서 벗어나 한 군인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자신을 만들었다.
4.시적 처리
이창동의 문학과 영화 작품은 모두 시와 같은 존재다. 노신은 일찍이 “나는 감정이 정열적일 때 시를 짓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날카로운 가시를 너무 드러내 ‘시의 미’를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리는 종종 감정을 분출하여 토로하는 시를 좋은 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여백을 남기며 교묘하게 은유를 설정하고, 감정을 함축하는 시가 좋은 시라고 생각한다. 이창동의 소설이 바로 이런 시라고 할 수 있다.
시적인 것은 여백으로 가득한 비극으로 가득 차 있다. <눈 오는 날>의 시작은 여자가 첫눈을 밟고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이는 낭만적인 오프닝이였다. 그러나 이야기의 마지막에 일병은 눈이 펑펑 내리는 밤, 아련한 순간에 여자의 얼굴을 떠올린다. 첫눈의 약속은 놓치게 되고 한없는 아쉬움을 남겼다. 일병과 상병의 비밀, 일병과 여자의 설렘은 이 흰 눈 아래 묻혀 우리는 더 이상 알 수 없다.
시적인 의미도 의미심장한 은유이다. <춤> 속 아내의 괴이한 춤은 영화 ‘버닝’속 석양 아래 여주인공의 자유로운 춤을 연상케 한다. ‘버닝’의 여주인공은 귤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상상하는 가난한 사람이다. 석양 아래, 그녀의 굶주림으로 가득 찬 춤은 물욕의 속박과 정신의 자유가 뒤섞여 있다. 소뿔 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끌어당겨 자신은 여전히 “배고픔”에 갇힌 작은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한다. <춤>에서 아내는 몸을 흔들면서 얼굴에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드러나는데, 이는 아내가 금전 지배의 시대에서 가슴 속 울분을 풀어주는 춤이다. 이 춤은 고통, 석방, 그리고 약간의 자조가 섞여 있다. 두 춤은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여주인공의 서로 다른 발악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두 춤은 그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관통하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꿈 꾸는 짐승>에서, 길바닥에 쓰러져 허공을 응시하는 사람은, 그 노새뿐만 아니라, 도시에 삼켜버린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대기의 과거의 모든 의기소침과 방황도 있다.
시의도 의경의 구조이다. 이창동의 소설은 생활의 어떤 횡단면을 잘라 변두리 소인물의 애환과 이별을 촉발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의 소설 중 장면에 대한 묘사는 종종 독자들을 단번에 시적 공간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춤> 에서의 시작은 두 부부가 역에서 차를 기다리는 장면이다: 대기실은 “허름한 창고처럼 시커멓고 어떠한 냄새를 풍긴다.” “자판기의 음료수는 이미 거의 다 팔렸고, 대기실의 모든 사람들은 “땀을 흘리며 열기를 뿜어낸다.” 짧은 편폭이지만 휴가 분위기가 전혀 아닌 무덥고 답답한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우울한 장면은 지름신 아내와, 부부 사이의 기형적인 관계와 호응이 된다. 소설 전체가 이렇게 후덥지근하고 억눌린 환경에 젖어 있다. 소설 속 인물이든지 독자든지 모두 숨 막히고 몸부림치고 있을 것이다. <꿈 꾸는 짐승>에서는 시작부터 이런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노을은 주홍색에서 점차 보라색으로 변하고 있다. 죽어가는 노새의 몸속에 걸쭉한 피가 말라버린 후의 색으로 말이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도시의 어둠은 다시 모든 것을 삼킬 것이다.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가 잉크처럼 번져 저녁노을을 얼룩덜룩하게 만들고 있다. “저녁노을, 노새 몸 속의 피, 굴뚝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 이 세 가지 색깔은 잠재적인 유사성을 갖고 있는데, 그것들은 저녁 무렵에 서로 뒤엉켜 있다. 이 뒤섞인 얼룩덜룩한 색깔은 마치 거대한 힘이 점차 전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얽히고 설킨 것은 마치 대기가 과거를 버리고 진정으로 이 공업화 시대에 융합하기로 결정했음을 예언하는 것 같다. 잉크 물 같이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는 마치 사람들을 억지로 공업화의 흐름을 따라가게 하는 것 같다. 사람들도 대기처럼 짧은 배척과 방황을 경험했지만 결국 또 다시 생명의 의미를 쫓는 새 여정을 시작하는 것 같다.
이창동의 “시”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미자는 인생의 많은 추악함, 무기력함, 용속함을 직시한 후에도 여전히 그녀만의 시를 부지런히 쓰고 있다. 진선미가 넘치는 이 시는 이 사회에서 황당무계해 보이지만 말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창동 소설에 나오는 형형색색의 주인공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생의 곤경 속에서도 참담하고 살을 에는 ‘인생의 시’를 힘차게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Keyword : 烧纸,李沧东,黃欣琳,2021 Korean Literature Review Contest
- 소지
- Author : Lee Chang-dong
- Co-Author :
- Publisher : 동아출판사
- Published Year : 0
- Country : 국가 > SOUTH KOREA
- Original Language : Korean(한국어)
- ISBN : 978893201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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