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_무정(無情)_이광수
1. 도입부
《무정無情》(1917)1)은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 1892~1950)2)가 쓴 한국의 장편소설이다. 장편소설 《무정》은 경성학교의 영어교사로 학교와 학생으로부터 신망을 받던 이형식이 교회 김장로의 딸 김선형과 약혼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무정》은 소설의 핵심 인물인 이형식, 박영채, 김병욱, 김선형이 조선민족의 힘을 키우는데 교육으로 기여할 것을 다짐하는 계몽사상이 전면에 놓인 작품이다. 《무정》은 문체와 주제, 소설의 기법 등의 차원에서 한국의 근대문학연구의 시작점에 놓이는 작품이다.
2. 작품 소개
제목, 주제 (Title, Main themes)
《무정》은 이광수 특유의 민족주의와 계몽사상이 집약된 작품이다. 《무정》은 근대 지식인 이형식과 전통 질서의 세계에서 근대적인 질서로 나아가는 박영채라는 인물을 통해 봉건의 시간에서 근대의 시간으로 전환되고 있는 당대 조선의 과도기적인 상황을 포착해 내고 있다. 또한 작가는 《무정》의 주요 인물 이형식, 박영채, 김선형, 김병욱 등을 통해 교육, 특히 과학과 예술이 조선을 부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임을 보여준다.
플롯 요약 (Plot Summary)
이형식은 김장로의 딸 김선형에게 영어 수업을 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그는 주인집 노파로부터 기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자신을 찾아왔었고, 저녁에 다시 들르겠다는 말을 들었다. 기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자신을 찾아올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형식에게 박진사의 딸 박영채가 찾아온다. 이형식은 영채가 무슨 일을 하며 사는지 궁금한 것을 참고 영채의 이야기를 듣는다. 박영채는 옥사한 아버지 박진사와 오빠들의 죽음에 관해서 이형식에게 들려준다. 이야기를 마친 박영채는 이형식에게 자신이 기생이라는 것을 말하지 못하고 그의 집을 나온다. 며칠 뒤, 이형식은 같은 학교에서 일하는 경성학교의 배학감이 기생인 영채를 강간한 사건과 영채가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에 이형식은 영채의 시신을 찾아 평양으로 떠난다. 기차를 타고 평양에 도착한 이형식은 박영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박진사의 무덤에 들러 애도를 표하고 경성으로 돌아온다. 경성에 돌아온 형식은 뜻밖에 학생들로부터 기생을 따라 평양으로 갔다는 모함을 받는다. 학생들에게 헌신해왔다고 자부해 오던 형식은 자신을 모함하는 학생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학교를 그만둔다. 이후 이형식은 김장로의 딸 김선형과 약혼을 하고 유학 준비를 한다. 김선형과 이형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고 남대문에서 기차를 탄다. 그러나 같은 기차를 탄 영채를 발견한다. 이형식은 영채에게 자신과 김선형의 약혼, 미국유학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이형식과 김선형, 박영채와 김병욱 등 일행을 태운 기차는 삼랑진에서 멈춘다. 삼랑진은 큰 홍수로 많은 수해민이 발생했고 이형식 일행은 수해민들을 돕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들은 연주와 노래, 연설로 수해민들이 겪는 고통을 위로한다. 동시에 이형식, 김선형, 박영채, 김병욱 등 네 명의 청년들은 서로에 대해 각자가 가지고 있던 오해와 미움을 버리고 조선을 위하는 일에 힘을 모으기로 한다.
스타일 (Style)
《무정》은 조선의 민족을 교육으로 계몽하려는 작가의 지향 외에도 작가가 한문이 아닌 한글의 구어체로 장편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1917년 《무정》이 발표되기 전, 신소설을 비롯한 당대의 소설들은 본격적인 의미의 한글소설이라고 할 수 없었다. 한문 사용의 비중이 여전히 높았고, 무엇보다 한글로 된 구어체가 아니어서 대중독자가 쉽게 읽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광수의 《무정》은 대중들이 쉽게 읽고 이해하도록 한글의 구어체로 쓴 소설로 당시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즉 언문일치와 구어체의 사용이 대중독자들로 하여금 이광수가 《무정》에서 제시하고 강조한 교육을 통한 민족의 발전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3)
비평적 반응 (Critical Reception)
자아의 각성을 바탕으로 한 남녀간의 애정 문제를 민족에 대한 각성으로까지 확대한 《무정》은, 신소설에 비하여 남녀간의 애정 문제를 구체화하였고 섬세한 심리묘사로까지 발전시켰다. 그러나 가부장적 부권의 윤리에 매인 박영채와 신여성인 김선형 사이를 오가는 이형식의 의식은 전통 대 근대라는 두개의 상반하는 시대질서를 따른 도식적 구도에 의하여 전개되므로 교화적 관념에 머무르게 하는 폐단이 있다. 아버지라는 가부장의 권위에서 이형식으로 의존의 대상을 옮기려고 했던 박영채는 그러한 시도가 실패하자, 자살을 결심하는데 이를 통해 붕괴된 전통 질서와 새롭게 부상하는 근대 질서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박영채가 자살하기 위해 탄 평양행 기차에서 만난 김병욱도 새로운 질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박영채와 김병욱의 만남은 박영채에게 봉건적 과거로부터 근대적 여성으로 변모하는 뚜렷한 계기로 작용한다. 자신을 질곡해온 구시대의 질서로부터 벗어나 ‘제 뜻대로’ 사는 자아에 눈을 뜨는 것이다.
《무정》은 낡은 체제를 해체하고 새 질서를 받아들이려는 과도기적 인간상으로서의 이형식과 예속적 존재에서 독립적 존재로 나아가는 박영채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인물·구성·주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신소설과는 다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연애 문제, 새로운 결혼관 등을 통하여 당대에 최고의 시대적 선(善)으로 받아들여진 문명개화를 표방한 문학사상 기념비가 되는 작품이다.4)
3. 각색 (Adaptation)
영화 〈무정〉, 이강천 감독, 1962
4. 서지사항 (Bibliography)
(1) 출판사항 (Editions)
《무정》, 광익서관, 1918
(2) 번역 사항 (Translation)
이광수 저, 이성희 역, 《Heartless》, 코넬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20055)
5. 수상내역 (Awards)
6. 참고문헌 (References)
(1) 후주 (Notes)
1) 《매일신보》, 1917년 1월 1일~ 6월 14일 연재(총 126회)
2) 이광수(1892~1950)는 한국의 소설가이며 논설가이다. 1892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났다. 이광수는 문학과 예술, 민족을 주제로 다양한 논평을 발표했고, 기존의 혼인제도(조혼제도)와 교육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 태도를 드러내었다. 이광수의 논설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문학이란 하오〉(1916), 〈농촌계발〉(1917), 〈조선청년독립단선언서〉 기초(1919), 〈민족개조론〉(1921), 〈조선 문학의 개념〉(1929) 등이 있다. 이광수는 동학의 일을 돕고, 이후 도산과 함께 동우회 일을 했으나, 도산이 투옥을 반복하다가 세상을 뜨자 좌절하여 문학 활동에만 전념한다. 이광수가 쓴 소설로 《무정》(1917), 《개척자》(1918), 《재생》(1924), 《흙》(1932), 《유정》(1933), 《사랑》(1938)등이 있다. 한국의 근대문학사에서 이광수의 소설들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이광수의 장편소설 《무정》(1917)은 문체와 주제, 소설의 기법 등의 차원에서 한국근대문학의 시작점으로 간주되어 오랜 시간동안 연구되어 왔다.
3) 김영민, 〈한국 근대문체의 형성 과정- 이광수 문장의 언문일치와 구어체 소설의 정착〉,
《현대소설연구》65호, 2017.3 http://jkfr.co.kr/xml/10515/10515.pdf
4) 한국민족문학대백과
https://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19237
5) 이성희씨 인터뷰, 〈할아버지 소설 영어로 알리고 싶어〉, 《중앙일보》, 2005.6.17
https://news.joins.com/article/1617814
『무정』은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 1892~1950)가 1917년 1월 1일부터 같은 해 6월 14일까지 총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한 장편소설이다.